‘신태용호’ 출범과 함께 12경기 만에 승리 거둔 울산…전술 변화-팀 분위기 회복으로 “큰 그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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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은 울산 데뷔전이었던 9일 제주와 홈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12경기 만의 승리라는 의미를 넘어, 전술 변화와 팀 분위기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경기였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신태용 감독은 울산 데뷔전이었던 9일 제주와 홈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12경기 만의 승리라는 의미를 넘어, 전술 변화와 팀 분위기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경기였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가 마침내 긴 침묵을 깼다. 신태용 감독(55)이 지휘봉을 잡은 첫 경기였던 9일 제주 SK와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겨 12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날 승리는 단순히 무승 행진을 끊는 의미를 넘어, 전술 변화와 팀 분위기 회복이라는 두 가지 축에서 울산이 후반기를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신 감독이 부임했을 때 울산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5월 24일 김천 상무전(3-2 승) 이후 리그에서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3연패, 코리아컵 탈락까지 포함하면 11경기 3무8패였다. 경기력 저하와 자신감 상실이 겹쳐 리그 하위권 추락 위기까지 몰렸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구단은 1일 김판곤 전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고, 5일 신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리그 3연패를 달성한 울산의 시즌 도중 감독 교체는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승부수였다.

‘신태용호’의 시작은 상쾌했다. 울산은 이날 제주전에서 슈팅 20개를 기록하며 제주(5개)를 압도했다. 6차례 선방을 기록한 제주 김동준 골키퍼에게 슛이 가로막혀 다소 답답한 흐름도 있었지만, 후반 27분 루빅손의 결승골로 승점 3을 챙겼다. 승점 34(9승7무9패)를 확보한 울산은 중위권에서 상위권 재진입을 노릴 발판을 마련했다.

가장 눈에 띈 건 전술적 변화였다. 울산은 기존의 3-4-3 포메이션을 유지하면서 양쪽 윙백에 오른발잡이 최석현을 왼쪽에, 왼발잡이 조현택을 오른쪽에 배치하는 이른바 ‘역발 윙백’ 전략을 들고 나왔다. 윙백이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며 공격 전개에 직결되는 패스를 공급할 수 있고, 중원 숫자 우위를 만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불과 3일 전에 역발 윙백 전술을 지시했는데, 선수들이 어리둥절해하더라”며 “하지만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이 전술을 꾸준히 계발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신 감독은 전술뿐 아니라 팀 분위기 회복에도 중점을 둔다. 제주전 직후 선수단 전원에 3일간의 휴가를 부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모험이라고 생각하지만 선수들을 믿는다”는 그의 발언은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다. 장기 부진 속에서 쌓인 선수들의 피로와 긴장감을 풀어주고, 선수들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회복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울산의 후반기 성패는 전술 변화와 팀 분위기 회복이라는 두 축이 얼마나 빠르게 맞물려 시너지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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