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택배 물류작업엔 로봇팔이 더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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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미르 메논 덱스터리티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본사에서 물류로봇 ‘메크’의 훈련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김인엽 특파원

사미르 메논 덱스터리티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본사에서 물류로봇 ‘메크’의 훈련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김인엽 특파원

2m가 넘는 길이의 ‘메크’의 양 팔이 컨베이어벨트에 실려온 박스를 흡착 빨판으로 집어올려 트럭 짐칸의 빈자리를 찾아 쌓아올렸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본사에서 메크 작업 과정을 시연한 사미르 메논 덱스터리티 최고경영자(CEO)는 “인간이 하기 어려운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로봇팔 같은 형태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덱스터리티는 물류로봇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이다. 핵심은 메크의 뇌에 해당하는 월드모델(물리 세계를 이해하는 인공지능 모델) ‘포어사이트(Foresight)’다. 자체 개발한 이 모델은 기존 시각언어모델(VLM)에 ‘촉각’을 더했다. 흡착판을 통해 얻는 압력과 속도 등 물리 데이터에 기반해 상자를 가볍게 혹은 세게 움켜쥘지 결정한다.

월드모델은 메크가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의 범위를 넓혔다. 규칙에 기반한 기존 산업용 로봇이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물건을 옮기는 형태의 작업밖에 못 한다면 메크는 A에서 B, C, D 중 어떤 지점으로 옮길지 0.4초 만에 매번 결정한다.

메크가 옮긴 한 박스의 무게는 11㎏. 메크의 팔이 들 수 있는 최대 무게는 30㎏이다. 인간이 한 시간에 250개를 나를 때 메크는 그 두 배인 500개를 옮긴다.

덱스터리티는 실용성을 위해 휴머노이드 형태 대신 바퀴 달린 로버 위에 두 팔을 얹은 형태로 개발했다. 잭 서틀러 덱스터리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휴머노이드처럼 다리가 있으면 불필요한 관절과 모터를 더해 유지보수 비용을 높이고, 2.7m 높이까지 물건을 들어 올리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덱스터리티는 다년간의 테스트를 거쳐 메크를 글로벌 물류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덱스터리티의 고객 중 하나인 페덱스는 메크를 통해 트럭 적재 과정을 점진적으로 자동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대표 물류회사인 사가와익스프레스도 지난해 5월 메크를 도입했다. 덱스터리티는 지난해 3월 시리즈 B 투자 유치에서 기업가치 16억5000만달러를 평가받았다.

메논 CEO는 “한국과의 관계를 구축한 뒤 잠재적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며 “초고령화 사회인 한국에서도 로봇이 점점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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