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두 번째 연극 공연
박근형, 67년만에 샤일록
신구·박근형 육성 신인도
앙상블 역으로 공연 참여
“연극 연습하고 공연하는 게 제일 좋아요.”
90세의 원로 배우 신구가 올여름 다시 무대에 선다.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베니스의 상인’이다. 지난 3월부터 공연 중인 연극 ‘불란서 금고’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 무대다. 2022년 공연 도중 심부전증 진단을 받고 인공심박동기 삽입술을 받은 90세 배우가 한 해에 연극 두 편을 소화하는 셈이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 139회 매진을 기록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두 주역 신구와 박근형(86)이 제작사 파크컴퍼니, 오경택 연출과 다시 손잡았다. 7월 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해 8월 9일까지 이어지며, 신구와 박근형 모두 더블캐스트 없이 전 회차 무대에 선다. 신구는 베니스의 통치자 공작 역을, 박근형은 고리대금업자 샤일록 역을 맡았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구는 “나이 드니까 내 몸이 내 뜻대로 안 되지만 아직 남은 힘을 동력 삼아 한다”고 했다. 귀가 어두워지고 걸음이 느려졌지만 후배 배우들의 도움을 받으며 연습과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 역할은 동선이 크지 않아 앉아서 공연할 수 있다”면서도 “연극 연습하고 공연하는 게 제일 좋아서 선뜻 선택했다”고 말했다.
박근형에게도 이번 무대는 남다르다. 1959년 중앙대 재학 시절 같은 샤일록 역으로 원로 연극인 이근삼에게 “가장 큰 수확”이라는 평을 받은 뒤 67년 만의 재회다. 박근형은 “젊었을 때는 천진난만하게 표현했지만 지금은 진정한 예술가로서 이 인물을 어떻게 그릴지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경택 연출은 이번 작품을 “희극으로 시작해 비극의 질문으로 끝나는 법정극”이라고 정의했다. 선과 악의 이분법 대신 “선택적 공정성”이라는 화두를 던지겠다는 구상이다. 카이, 최수영, 원진아, 이상윤, 김슬기, 김아영, 박명훈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는 후배 배우들도 힘을 보탰다.
이번 연극은 두 원로 배우의 뜻이 담긴 무대이기도 하다. 신구와 박근형은 ‘고도를 기다리며’로 받은 출연료와 수익금을 내놓아 후배 연극인을 위한 ‘연극내일기금’을 만들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협력한 ‘연극내일 프로젝트’는 약 1000명 지원자 가운데 30명을 선발해 워크숍부터 창작극 공연까지 지원하는 육성 프로그램이다. 이 가운데 별도 오디션을 거친 박승재, 엄현수, 김윤지, 이준일, 주홍 5명이 앙상블로 이번 무대에 함께 선다. 박근형은 “우리가 받은 사랑을 젊은 연극인들에게 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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