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교사가 유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가 정신이 괜찮지 않을 거라며 담임 교체 민원을 제기한 일이 알려져 논란이다.
2일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산한 교사에게 담임 바꿔라 민원 넣은 학부모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 1일 스레드에 올라온 해당 사연은 ‘학부모 교권 침해 민원 사례집’에 실린 실제 사례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40학급의 대규모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A교사는 임신 중이던 당시 1학년 담임은 피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지만 교감이 어쩔 수 없다며 강요해 결국 1학년 담임을 맡게 됐다.
새 학기를 준비하던 그는 결국 입학식 날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고 아이를 유산했다. 하지만 A씨는 유산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충격적인 일을 겪어야 했다. “아기 유산해서 담임이 입학식 안 나왔다더라”는 소문이 학부모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담임 교체 민원이 들어왔던 것이다.
학부모들이 유산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건 교감의 공식 공지였다. 교감이 A씨가 유산했다는 사실을 그대로 알렸고 며칠 후 교육청에 “유산한 교사 정신 괜찮은 거냐”, “담임 바꿔달라” 등의 민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A교사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병가를 제출했지만, 교감은 허용하지 않았다. 수업에 복귀한 A씨는 한 아이로부터 “선생님 배 속에서 아기 죽었잖아”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는 아이 학부모에게 아이가 어떻게 알게 됐는지 물었고 학부모는 “우리 애가 성숙해서 잘 안다. 맞는 말인데 뭐. 그 말 듣고 색안경 낀 건 아니죠?”라고 되물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