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서울 부동산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조치’가 이달 9일부로 종료를 앞둔 가운데 시장 상황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앞서 정부가 유예 종료를 명확하게 못 박고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풀리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로 이어졌다.
다만 9일 이후로도 매물이 나올지 여부는 미지수다. 서울 강남권 일부 집값은 다시 상승 조짐도 보이고 있다.
1일 정부 등에 따르면 현행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는 조정대상지역 내 기본세율 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해 과세한다.
지방소득세 10%까지 적용하면 3주택 이상 소유자의 실효세율은 최고 82.5%까지 높아진다.
이 체계는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완성됐으나 윤석열 정부가 2022년 5월부터 시행령 개정을 통해 매년 시행을 유예했고, 탄핵정국 이후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서도 유예 상태는 이어졌다.
그러다가 정부는 올해 초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핵심 이슈로 끌어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1월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투기·투자 목적 주택 보유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주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내놓게 하는 공급책도 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같은 달 23일에는 하루에 4차례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양도세 중과 유예에 대해 “(기간)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양도세 중과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제도를 시행만 유예한 상태였으므로 입법으로 기존 세제를 바꾸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이 덜하고 절차도 복잡하지 않다.
다만 양도세는 주택 매매 차익에 매기는 세금이어서 팔지 않으면 부과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집을 매도하지 않고 버티면 ‘매물 잠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런 가능성에 대해 이 대통령은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며 향후 보유세 강화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세제 개편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언급도 내놨다.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가 명확해지고 보유세까지 오를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자 실제로 시장에는 다주택자나 고가 1주택자들이 내놓는 급매물이 풀리기 시작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초고가 단지에서는 기존 최고가 대비 수억원에서 10억원 이상 가격을 낮춘 매물이 ‘다주택자 급매물’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속속 등장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도 둔화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1월23일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축소되기 시작해 3월 중순에는 0.05%까지 낮아졌다.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는 2월 넷째 주에 가격이 하락 전환했고, 차상급지에 해당하는 한강벨트권도 영향을 받아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반면 지난해 가격 상승이 미미했던 외곽 또는 비강남권의 중하위 지역은 오히려 낮은 가격대 매물을 찾는 실수요가 몰리면서 상승세를 유지해 지역 간 ‘키 맞추기’ 장세가 형성됐다.
정부가 1월부터 유예 종료와 더불어 다주택자 및 비거주 1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한 규제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한 결과 한동안 매물은 증가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올 1월1일 5만7001건이었으나, 대통령 언급이 나온 이후인 1월 말부터 지속 증가해 3월21일에는 8만건을 넘기도 했다.
여기에 유예가 종료되는 이달 9일 이후에도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날 기준으로는 7만23015건으로 줄어들었다.
집값도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동안 약세를 보였던 송파구는 기존에 풀린 급매물이 충분히 소화되면서 강남3구에서는 처음으로 4월 셋째 주에 상승 전환했고, 이어 일주일 후에는 서초구도 약세를 벗어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다주택자 매물이 그간 차지한 비중이 작지 않았기 때문에 이달부터 강남 등 고가 지역의 매물 감소는 구조적으로 불가피하고 거래도 같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경기 침체에 따른 금리 인하 등 변수가 등장한다면 시장이 움직일 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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