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거익선'은 옛말?…"이젠 '작은 고추'가 맵다"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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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2026.5.29/뉴스1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2026.5.29/뉴스1

'집은 크면 클수록 좋다'는 말이 통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대형 아파트일수록 희소성이 높고 자산가 수요가 붙어 가격 상승 폭도 클 것이란 인식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해 서울 아파트 시장 흐름은 달랐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오른 면적대는 대형이 아니라 소형 아파트였습니다. 대출 규제와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소형에 실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30일 KB부동산이 발표한 6월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서울 소형 아파트 가격지수는 올해 1월 100.0에서 지난 6월 108.0으로 8%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중소형은 5.5%, 중대형은 4.0%, 중형은 2.7% 올랐습니다. 해당 기간 대형은 100.0에서 101.6으로 1.6%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면적에 따라 가격 흐름이 크게 달랐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흐름은 현장에서도 확인됩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39㎡는 지난 1월 18억25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이후 지난달엔 19억5000만원에 거래돼 반년도 채 되지 않아 1억2500만원이 뛰었습니다.

반면 이 단지 전용 110㎡는 지난 2월 33억9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최고가 거래는 33억1000만원으로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이 단지 전용 130㎡도 지난 4월 36억5000만원에 팔렸지만 지난달에는 36억원에 거래되는 등 부진한 모습입니다.

강북도 다르지 않습니다. 강북구 미아동 '에스케이북한산시티' 전용 59㎡는 지난 1월 5억9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는데 지난달엔 7억9300만원까지 올라 2억300만원이 뛰었습니다. 상승률로 보면 34.4%입니다. 이 단지 전용 114㎡는 지난 1월 7억4000만원에서 지난달 9억원까지 오르긴 했지만 이달 들어선 8억6500만원으로 몸값을 다시 낮췄습니다. 상승률로 보면 16.9%로 작은 면적대보다 상승 폭이 적은 셈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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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아파트보다 소형 아파트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른 배경은 규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지난해 정부는 대출 규제를 내놓으면서 주택 가격별로 대출 가능 금액에 제한을 뒀습니다.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작은 주택을 찾는 실수요가 이어진 영향이 큽니다. 1~2인 가구 증가와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수요가 소형 아파트로 몰린 점도 가격을 밀어 올린 요인으로 꼽힙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소형, 중소형 거래가 활발한 이유는 대출 규제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여기에 전세에 거주하다 매매로 들어오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이기 때문에 소형 집값이 더 오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이를 두고 '대형 아파트 시대가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강남권 초고가 단지는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고, 재건축 기대감이 큰 대형 평형도 별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송 대표는 "대형이 매력이 없어졌다기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작은 소형을 찾는 수요가 많을 뿐"이라며 "자금 여력이 되는 실수요자들은 여전히 대형을 찾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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