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추천·검색결과 배열 … '설득'이 점점 정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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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추천·검색결과 배열 … '설득'이 점점 정교해진다

업데이트 : 2026.06.26 17:07 닫기

심리학자의 설득법 이현우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1만9000원

심리학자의 설득법 이현우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1만9000원

"이 수술의 성공 확률은 90%입니다"와 "이 수술의 실패 확률은 10%입니다"는 사실상 같은 뜻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개 전자에 더 안심한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이 밝혀낸 '프레이밍 효과'다. 정보는 같아도 표현 방식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이현우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육석학교수의 신간 '심리학자의 설득법'은 이처럼 우리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설득의 원리를 추적한다.

책은 현대 설득 심리학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칼 호블랜드부터 인지부조화 이론의 창시자 레온 페스팅거, 행동경제학의 지평을 연 카너먼, 넛지 이론을 창안한 리처드 세일러와 캐스 선스타인까지 설득 연구를 이끈 학자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특히 이론이 탄생한 배경을 흥미롭게 풀어낸 점이 눈에 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신병 교육 과정에서 설득 연구가 본격화됐다는 사실, 로버트 치알디니가 백과사전 판매 조직에 잠입해 스파이 연구원으로 3년 가까이 참여 관찰을 감행한 일화는 심리학이 실험실 안에서만 발전한 학문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저자는 심리학 이론을 현실 사례와 연결해 설명한다.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론들이 온라인 쇼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 정치 캠페인 같은 일상적 사례를 통해 소개된다.

인상적인 대목은 인공지능(AI) 시대의 설득을 다룬 후반부다. 과거의 설득은 광고 문구나 연설처럼 비교적 눈에 보이는 형태로 누군가 나를 설득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설득은 추천 알고리즘, 검색 결과 배열, 별점과 리뷰, 맞춤형 콘텐츠 같은 형태로 작동한다. 우리는 설득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영향을 받는다. 저자는 미래의 설득이 더욱 자동화되고 개인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AI는 사용자의 취향과 관심사, 심리 상태를 학습해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설득은 더 정교해지지만 동시에 더 보이지 않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인간성이다. 더 정교한 알고리즘이나 강력한 메시지가 아니라 인간 본질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진심 어린 관계를 통한 설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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