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때는 국정 운영과 함께 생존이 중요했다. 집권 2기엔 이 나라와 세계를 운영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시사 주간지 디애틀랜틱과 한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 집권 1, 2기 차이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는 부패한 사람들이 있어 국가를 운영하며 생존해야 했지만, 지금은 내가 하는 일을 생각하면서 즐기고 있다”고 했다. 집권 1기 때는 백악관 참모 및 내각과 갈등이 있었지만 충성파 위주로 꾸린 2기 내각에선 관세 정책, 불법 이민자 추방 등 자신의 구상을 그대로 실행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인터뷰는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제프리 골드버그 디애틀랜틱 편집장이 진행했다. 그는 지난달 트럼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예멘 후티 반군을 공격하기 위해 민간 메신저 앱 ‘시그널’에 개설한 채팅방에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의 실수로 초대됐다. 이후 채팅방 내용을 폭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보안 불감증 논란이 확산했다. 당시 트럼프는 골드버그 편집장을 “비열한 인간”이라고 비난했지만 취임 100일 인터뷰어로 그를 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작전 기밀 정보를 지인들에게 부적절하게 공유해 논란이 된 피터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관련해 “그가 잘 정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두둔했다. 왈츠에 대해서도 “그가 (언론에) 두들겨 맞았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 등이 집권 1기 때보다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데 대해선 “더 높은 수준의 존중”이라며 만족해했다. 이어 “처음에는 (그들이) 나를 몰랐고, 지금은 나를 알게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관한 미국의 입장 변화를 두고 동맹국이 느낄 불안감을 묻자 그는 “우리의 희생 덕분에 부유해졌는데 우리를 너무 나쁘게 대했다”며 “다른 나라에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을 거론하며 “그들은 우리의 해운과 자동차를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또 “나는 미국이 100년 뒤에도 위대한 나라로 확실히 남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지금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미국 수정헌법 22조가 금지하는 대통령직 3연임과 관련해선 “그렇게 되면 엄청난 파괴겠지만 나는 그걸 깨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