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니메이션 등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클래식 음악 시장이 커지고 있다. 롯데콘서트홀뿐 아니라 예술의전당에서도 영화음악을 소재로 한 무대가 열릴 예정이다. 정부의 공연 지원 사업에 새로 선정된 클래식 음악 공연들 중에선 80%가 애니메이션 음악 공연에서 나왔다.
◇오케스트라로 듣는 ‘케데헌’
다음 달 1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주제로 한 영화음악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한국 클래식 음악의 성지로 불리는 예술의전당을 무대로 쓴다. ‘다크나이트’ ‘인셉션’ ‘진주만’ ‘쿵푸팬더’ ‘라이온킹’ 등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영화의 삽입곡을 연주한다. 무대 뒤편엔 영화 내용을 떠올릴 만한 미디어아트를 띄운다. 국립심포니 관계자는 “이 공연에선 영상이 음악을 설명하는 보조 장치가 아니라 청각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확장하는 무대 언어”라며 “직관적이고 입체적으로 클래식 음악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애니메이션 음악을 소재로 한 공연들도 관객들을 기다린다. 예술의전당에선 다음 달 3일 ‘캐리비안의 해적’ ‘미션 임파서블’ 등의 영화 음악과 디즈니·지브리 애니메이션 음악을 들려주는 공연이 열린다. 같은 날 부산콘서트홀에선 ‘K팝 데몬 헌터스’ OST, 롯데콘서트홀에선 비디오 게임인 ‘엘든 링’의 OST 등 각각 다른 레퍼토리로 차별화를 꾀하는 공연이 열린다.
어린이날인 5일엔 정통 클래식 음악 공연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세종문화회관, 롯데콘서트홀, 아트센터인천, 부산콘서트홀 등 전국 공연장들이 ‘캐치!티니핑’, 지브리, 픽사 등의 애니메이션으로 어린이 관객층을 노린다. 뮌헨 필하모닉이 내한 공연을 하는 예술의전당 정도가 예외다. 공연계 관계자는 “기존 클래식 음악만으로는 공연 수요를 늘리기가 어렵다”며 “5월은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만큼 이들을 겨냥해 대중문화를 접목한 공연을 실험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티켓 판매액 1위 ‘진격의 거인’
기존 클래식 음악만을 레퍼토리로 내놓기엔 클래식 음악 공연의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클래식 음악 공연 티켓 판매액은 지난해 836억여원으로 전년(1010억여원)보다 17.2% 줄었다. 이마저도 미디어 기반 공연의 흥행에 힘입은 성과였다. 티켓 매출 상위 5개 공연 중 미디어 기반이 아닌 공연은 한국창작오페라페스티벌(3위) 하나뿐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1·2위), ‘에반게리온(4위)’의 음악 공연이 티켓 매출 상위권을 차지했다. 5위 공연은 영화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를 주제로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 지원도 미디어 기반 공연에 쏠리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추진하는 ‘2026년 대표공연 콘텐츠 지역유통 지원사업’에 선정된 공연 71건을 지난 13일 공개했다. 음악 공연은 10건이 선정됐는데 이 중 8건이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 속 음악을 연주하는 공연이었다. 관객 수요가 확인된 공연을 지방으로 보급하겠다는 취지에 따라 지원 대상을 정하다 보니 나온 결과였다.
해외에서도 유명 악단이 영화·애니메이션 음악을 공연하는 사례가 흔하다. 일본 영화·애니메이션 음악의 작곡가로 유명한 히사이시 조는 오는 23일 미국 시카고에서 시카고심포니(CSO)를, 오는 10월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들려준다. 국내 악단 관계자는 “영화나 게임 음악도 대중문화였다가 고전으로 인정받게 된 발레 음악의 길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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