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삼성과 AI칩 생산 논의…삼성 파운드리 부활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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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스로픽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파트너로 삼성전자를 낙점하고, 최첨단 공정 도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 시간)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자체 AI 칩 개발을 위한 초기 단계 작업에 착수했으며, 양산을 위한 잠재적 파트너인 삼성전자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앤스로픽의 자체 칩 구상은 올 4월 처음 알려졌으며, 당시에는 구체적인 설계에 착수하지 않은 초기 검토 단계였다.

앤스로픽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1㎚=10억분의 1m) 제조 공정과 첨단 패키징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나노 공정은 프로세서 집적도를 높이고 전력 효율을 개선하도록 설계된 업계 최선단 공정이다. 첨단 패키징 기술은 메인 프로세서를 메모리 칩에 가깝게 배치해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임으로써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앤스로픽은 올 5월 진행한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참여했다고 밝히면서 “이들 기업의 기술은 전 세계 메모리, 저장장치, 로직 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앤스로픽이 ‘로직 칩’을 거론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앤스로픽의 AI 칩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제기됐다. 3개사 중 메모리뿐 아니라 첨단 AI 칩을 위탁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파운드리 사업을 함께 운영하는 곳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이다.

최종 계약이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는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에 이어 새로운 대형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려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도 중대한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현재 폭발적인 AI 칩 수요가 TSMC의 생산 능력을 넘어서면서, 삼성전자는 자사 2나노 기술을 더 많은 고객에게 제안할 적기를 포착했다는 평가다. 구글 역시 향후 텐서처리장치(TPU) 일부에 삼성 기술 채택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앤스로픽까지 우군으로 확보할 경우 강력한 파운드리 모멘텀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경쟁력은 여전히 검증 과제로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과거 일부 선단 공정에서 수율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TSMC의 2나노 공정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율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앤스로픽은 자체 AI 칩 개발이 기존 협력 관계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앤스로픽 관계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트레이니엄, 구글의 TPU, 엔비디아의 GPU는 앞으로도 회사의 컴퓨팅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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