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관련 질문만 받겠다”며 버틴 SF 레전드 출신 사장, 뭐가 문제였길래 [MK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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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관련 질문만 받겠다”며 버틴 SF 레전드 출신 사장, 뭐가 문제였길래 [MK현장]

업데이트 : 2026.06.24 08:46 닫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레전드 출신으로 현재는 선수단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버스터 포지 자이언츠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이 모처럼 취재진 앞에 섰다. 좋은 일로 선 것은 아니었다.

포지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리는 애슬레틱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포지 사장이 시즌 도중 취재진을 만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먼저 말씀드릴 것이 있다”며 지난 6월 13일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 도중 일어난 일에 대해 해명했다.

버스터 포지 사장이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美 샌프란시스코)= 김재호 특파원

버스터 포지 사장이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美 샌프란시스코)= 김재호 특파원

상황은 이랬다. 당시 경기는 자이언츠 구단이 성소수자(LGBTQ)들을 기념하기 위한 ‘프라이드 나잇’으로 지정했다.

‘프라이드 나잇’은 대다수의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매년 연례행사처럼 하는 행사지만,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지역 사회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에게는 특히 더 중요한 행사로 여겨지고 있다. 이날 선수들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무늬가 들어간 모자를 착용하고 경기를 치렀다.

그런데 이날 선발 투수 랜든 루프를 비롯해 JT 브루베이커, 라이언 워커 등 세 명의 투수가 여기에 반기를 들었다. 무지개 로고가 새겨진 모자에 ‘창세기 9장 12~16절(Genesis 9:12-16)’이라는 문구를 새기고 나온 것.

창세기 9장 12절에서 16절은 홍수 이후 하느님이 노아와 그 후손, 그리고 모든 생물과 맺으신 일방적 언약을 확정하고, 그 무지개를 언약의 상징으로 세운 구절이다.

루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구절을 적은 것이 “증오의 표현이 아닌 하느님의 언약에 대한 신앙 고백”이라고 주장했지만, 프라이드 나잇의 취지를 훼손시켰다는 점에서 많은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루프는 ‘프라이드 나잇’으로 진행된 컵스와 홈경기 무지개 로고가 새겨진 모자에 ‘창세기 9장 12-16절’이라는 문구를 적어 논란이 됐다. 사진= John Hefti-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샌프란시스코 선발 루프는 ‘프라이드 나잇’으로 진행된 컵스와 홈경기 무지개 로고가 새겨진 모자에 ‘창세기 9장 12-16절’이라는 문구를 적어 논란이 됐다. 사진= John Hefti-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사무국 대로 유니폼에 허락받지 않은 문구를 새길 수 없다는 노사 협약을 근거로 선수들에게 경고했다.

이 사건은 스포츠계에서 신앙과 표현의 자유, 성소수자에 대한 포용성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 이같은 논란은 결국 이날 인터뷰로 이어졌다.

포지는 “구단이 ‘프라이드 나잇’ 행사에 대한 입장을 이미 밝혔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이 사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도 이해한다. 서로 다른 시각이 있는 만큼, 관련된 모든 분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 문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일부 팬분들이 속상해하고 답답해하신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구단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논의할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이어 “현재 우리의 주된 관심사는 팀 그 자체, 그리고 다가오는 드래프트와 트레이드 마감 시한, 그리고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그러니 야구와 관련된 질문이 있다면 지금 기꺼이 답변해 드리겠다”며 ‘야구와 관련된 질문’만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야구 관련 질문만 받겠다’고 했지만, 취재진은 그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계속 프라이드 나잇과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선수 시절에도 그런 행사에 반대했는가? 구단 관계자가 토니 바이텔로 감독이나 다른 선수들에게 이 행사의 의미를 설명한 적이 있는가?’ ‘이 사안과 관련해 해당 커뮤니티에 먼저 연락할 계획이 있는가?’ ‘소통이 불충분하고 불명확했다는 커미셔너의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포지 사장은 그러나 이 모든 질문에 “야구와 관련된 질문만 답하겠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결국 구단 홍보 직원이 개입해 ‘야구와 관련된 질문이 없으시다면 여기서 마치겠다’는 말까지 하는 상황이 왔다. 결국 이후에는 포지 사장이 원했던 ‘야구와 관련된 질문’들만 이어졌다.

현재 31승 46패로 내셔널리그에서 두 번째로 나쁜 성적을 기록중인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셀러’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포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겠다”며 앞으로 행보를 예고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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