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이달부터 시범 서비스… 저소득층 노인 등 845명 지원
민간 업체 조리 후 복지관이 배송… 배달 업무 ‘어르신 일자리’로 활용
식사 제공에 정서적 돌봄 효과도
“서울밥상으로 어르신들 식생활이 한층 개선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8일 서울 은평구 불광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이미경 사회복지사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이 씨가 근무하는 불광노인복지관은 이날부터 60세 이상 저소득층 노인에게 끼니를 제공하는 ‘서울밥상’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 씨는 “기존에도 어르신 50명에게 밑반찬 배달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대기자가 너무 많아 1년 넘게 기다리던 분도 있었다”며 “서울밥상 참여를 계기로 더 많은 어르신께 식사 지원을 해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이달부터 급식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60세 이상 저소득층 어르신 800여 명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는 ‘서울밥상’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고령층 식생활 개선과 더불어 배달 일자리 창출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공간-인력 추가 확보 없이 고품질 급식 제공
서울밥상은 시와 계약을 맺은 민간 조리업체가 대량으로 도시락과 밑반찬을 만들어 복지기관 등에 공급하고, 이들 기관이 어르신 댁으로 음식을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 무료급식과 달리 별도의 공공 조리 공간이나 인력을 확보하지 않아도 돼 인력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민간업체가 대량으로 식자재를 구매하고 조리하기 때문에 동일한 비용으로 고품질의 급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3만3000여 명의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급식을 제공하는 등 매년 관련 예산을 확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지원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한정된 조리 공간과 운영 인력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돼 이런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시는 ‘서울밥상’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배달 플랫폼 역할을 할 복지관, 대한노인회 지회, 돌봄통합센터 등 33곳을 거점 수행기관으로 선정했다. 음식 조리를 맡을 민간 조리업체로는 지난달 일반경쟁입찰을 통해 학교와 병원 등에 급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현대그린푸드를 선정했다.● 8개 자치구서 시범 운영… 일자리도 연계
민간 조리업체를 활용한 서울밥상 시범 서비스는 9일부터 8개 자치구 845명을 대상으로 시작된다. 지원 대상은 생계급여 수급자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아 급식 지원을 받지 못하는 60세 이상 홀몸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이다.
민간 조리업체에서 조리된 도시락은 7일분이 주 5일간 배송된다. 밑반찬은 7일분을 일주일에 두 번 전달할 예정이다. 명절이나 어버이날, 노인의 날 등에는 특식도 제공한다.
서울밥상은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도시락과 반찬 배달을 ‘공공 어르신 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어르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달 과정에서 어르신 간 안부를 주고받는 등 정서적인 돌봄 효과도 예상된다.
지난해 저소득 어르신 반찬 배달 사업에 참여했던 배달원 최순옥 씨(71)는 “지난해 어르신께 반찬을 가져다드리며 안부 확인도 하고 말동무도 해드리면서 스스로 큰 보람을 느꼈다”며 “자식들이 주는 용돈이 아니라 내가 번 돈으로 공과금을 내는 뿌듯함도 있어 올해 서울밥상 배달원으로 일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