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계좌 거래 집중되면서
최근 투자주의종목 지정돼
진에어와 통합 잡음 줄이려
소액주주 지분 매집 가능성
내년 진에어와 통합을 앞둔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의 주식을 기타법인이 최근 100일 동안 매일 매수하는 이례적인 움직임이 포착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소수 법인의 계획적 매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타법인은 올해 1월 12일부터 최근 100일(69거래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에어부산을 매수했다. 기타법인이란 기관투자자에 포함되지 않는 국내 법인으로 주로 비금융 기업을 말한다. 이때 동종 업계 진에어와 제주항공에 대한 기타법인의 최장 기간 연속 매수 기록은 각각 5거래일, 7거래일이다.
에어부산을 적극 매매한 이들은 소수의 법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부산은 최근 소수 계좌 거래 집중 종목 조건을 만족해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상위 10개 계좌의 매수 관여율이 43%에 달해서다. 에어부산 주가는 1월 12일 1749원에서 이날 2085원으로 20% 가까이 뛰었다. 이 기간 개인은 100억원 넘게 에어부산을 팔아치웠고, 기타법인은 1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이처럼 에어부산을 연일 사들이는 매수 후보로 우선 부산 상공계가 꼽힌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내년 초 통합 LCC를 출범할 예정이다. 반면 부산 상공계는 에어부산을 아시아나항공에서 분리해 '부산 향토 기업'으로 남기고 싶어 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지분 구조상 부산 기업들이 이를 막기는 힘들다. 에어부산은 모회사 아시아나가 42% 지분을 들고 있다. 게다가 5월 15일부터 시작되는 영구전환사채(CB) 전환으로 아시아나의 에어부산 지분은 최대 58%까지 늘어날 수 있다. 부산 상공계 관계자도 "에어부산을 분리매각하려는 움직임은 사실상 멈춘 상태"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 측 '우호 지분'(백기사)이 매집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년 초로 예정된 진에어와의 흡수합병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라는 '돌발 변수'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현재 에어부산 소액주주 지분율은 43%로 매우 높다. 개정 상법이 일반주주의 권리 보호를 강조하는 추세여서 합병 비율에 불만을 품은 소액주주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통합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제3의 재무적투자자(FI)일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의 영구CB 전환청구권 행사를 '주가 상승의 확정된 호재'로 보고 베팅한 경우다. 아시아나가 보유한 영구CB 전환가액은 2161원이다. 아시아나는 에어부산 주가가 2161원보다는 높을 때 전환해야 이득을 본다. 이에 아시아나가 주가를 부양할 것으로 보고 베팅한 투자자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재원 기자]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