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추가 중단 에틸렌 年139만t 감산
기업들이 5450억 모아 부채 갚고
고부가제품 전환에 2500억 투자
中 공급과잉 여전… 울산산단도 변수

기업들은 5450억 원을 모아 여천NCC 부채를 갚고,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 등에 2532억 원을 투자한다. 정부와 채권단은 금융, 세제, 고용 지원 등에 7000억 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국내 석화 산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여수에 이어 울산 산단도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하는 데다 중국발 공급 과잉도 여전해 이번 사업 재편만으로 석화 산업 경쟁력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롯데-한화-DL, 통합법인으로 재편
정부는 22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여수 1호 프로젝트 사업 재편 추진 현황 및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올해 2월 ‘대산 1호’에 이은 두 번째 석화 사업 재편 승인 사례다.
여천NCC는 1∼3공장 중 이미 멈춘 3공장에 더해 2공장 가동도 중단한다. 이에 따라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은 228만 t에서 90만 t 수준으로 줄어든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2725억 원 유상 증자를 해 여천NCC 부채를 갚는다. 인프라 구축, 고부가가치 전환 등에도 총 2532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NCC는 원유에서 뽑아낸 나프타를 분해해 플라스틱과 각종 화학제품의 기본 재료인 에틸렌 등을 만드는 시설이다. 중국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대폭 늘려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경쟁이 심해졌고, 국내 석화업체들은 제품을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동전쟁 이후 나프타 수급이 불안해졌지만, 이는 원료 가격과 조달 비용을 높이는 단기 변수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발 증설에 따른 범용제품의 구조적 공급 과잉은 여전해 저효율 설비를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구조조정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 금융 세제 등 7000억+α 패키지 지원
세금 부담도 낮춘다. 기업 분할·합병 등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 및 등록면허세를 최대 100% 감면한다. 자산 매각에 따른 세금은 기존 ‘4년 거치, 3년 분할납부’에서 ‘5년 거치, 5년 분할납부’로 늦춰 당장 현금이 빠져나가는 부담을 줄인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최대 120일에서 90일로 단축된다. 수입 나프타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는 올해 말까지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공용 배관 임대료도 한시적으로 낮춘다. 정부는 공장 가동 중단이 해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고용유지 지원금 요건을 완화하고 근로자의 직무 전환 훈련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국내 석화 사업 재편의 남은 변수는 아직 구체적인 재편안을 내놓지 못한 울산 산단이다. 울산은 최근 기업 실적이 개선돼 설비 감축 유인이 약해진 데다, 내년부터 연 180만 t의 에틸렌을 생산할 에쓰오일의 9조 원 규모 ‘샤힌 프로젝트’까지 가동을 앞두고 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석화산업 구조 개편이 성공하려면 무임승차 없이 모든 산단이 참여해야 한다”며 울산 지역의 신속한 사업 재편을 촉구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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