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0억弗 대미 투자, 환율 상승 불가피

2 days ago 3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뒤 이틀간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했다.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된 데다 대미 투자 관련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 영향으로 분석된다.

연 200억弗 대미 투자, 환율 상승 불가피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2원10전 내린 1424원4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관세협상이 타결된 지난 29일 1431원70전에서 이틀 연속 내렸다. 이틀간 하락폭은 7원30전에 그쳤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3원50전 오른 1430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하락세로 전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나오며 환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수출업체의 월말 달러 매도 물량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협상 타결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가 심리 개선에 영향을 주고 있다. 다만 연 200억달러 규모 직접투자가 중장기적으론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보유액 확충 등 다른 곳에 쓸 외환을 투자로 내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역 합의가 발표된 이후 환율이 변동하는 폭을 보면 시장에서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하는 대신 해외로 공장을 이전함에 따라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 투자하는 연결고리가 끊어지면 경상 흑자 규모가 축소돼 수급 차원에서 달러 강세가 유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국내 생산 감소로 성장세가 줄어들면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약해져 원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물환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지 않더라도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서 국가 신용도 저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상승,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내년 평균 환율은 적정 환율인 달러당 1330원 수준보다 100원 이상 높은 1441원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