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강한 농작물 개발법 제시
CO₂ 농도 높아져 비타민-미네랄 함량 감소
유전자교정-대사공학 융합, 작물 개량 가능
특히 최근의 기후 변화는 농작물의 생산성과 영양 밀도를 저하시켜 굶주림과 식량 부족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과학자들은 유전공학적 접근법을 통해 영양 결핍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도미니크 판데르스트라턴 벨기에 헨트대 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기후 변화로 작물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작물의 영양을 강화하고 작물이 기후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육종하는 방법을 정리한 후 연구 결과를 2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기후 변화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식물의 광합성이 활발해지면서 포도당과 같은 탄수화물이 많이 합성된다. 반면 상대적으로 토양으로부터 흡수하는 미네랄이나 비타민 합성 속도는 떨어진다.폭염, 가뭄, 홍수 등 극단적인 날씨에서 살아남기 위해 식물이 비타민을 자체적으로 소비하는 것도 식물의 영양 밀도가 떨어지는 원인이다. 작물이 자라는 토양과 흡수 가능한 수분 등 환경적 요인도 악화됐다.
연구팀은 유전자 교정 기술과 대사공학을 융합해 기후 변화에 잘 대응하고 영양도 더욱 풍부한 작물을 개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우선 작물의 영양가를 높일 수 있는 유전자를 발굴하는 데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WAS), 판게놈, 틸링 등 다양한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GWAS는 작물 품종의 전체 유전체를 스크리닝해 높은 비타민 함량과 연관된 유전자 등을 찾아낸다. 특정 생물종에 속한 개체들의 유전자 집합을 의미하는 판게놈 데이터를 활용해도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작물의 기후 적응 유전자 등을 발굴할 수 있다.분자생물학적 기법으로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빠르게 찾아내는 초고속 스크리닝 기술인 틸링도 원하는 유전자 변이를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원하는 DNA 염기를 잘라내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교정해도 원하는 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기후 변화에 잘 적응하고 영양학적으로 강화된 작물로 개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정 유전자를 결핍시켜 만든 비타민D가 풍부한 토마토, 2개 이상의 유전자를 동시에 조절해 만든 비타민C 함량이 높은 토마토, 엽산 합성 경로를 촉진하고 분해 경로는 차단해 비타민B를 강화한 쌀 등이 대표적 사례다.
작물의 단일 유전자만 발현시키는 것이 아니라 영양소 합성 등에 관여하는 2개 이상의 유전자를 동시에 조절하는 기술, 영양소를 합성하는 대사 경로를 촉진하고 분해·배출시키는 경로를 막아 영양소가 세포 내에 쌓이도록 만드는 기술 등도 강화된 작물을 만드는 데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제시됐다.연구팀은 “기후 변화로 작물의 비타민과 미네랄이 줄어들면서 인류의 영양 부족 문제가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유전자 교정과 대사공학을 융합하면 기후 대응 능력과 영양이 강화된 작물을 식탁 위에 올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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