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 국내배우 최초로
브로드웨이 무대 오른다
뮤지컬 '시카고' 록시 역
"영어를 못해도, 저처럼 나이가 많아도, 스타가 아니어도 이런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많은 분께 꿈과 용기를 드리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가수 겸 배우 아이비가 23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씨네마에서 열린 뮤지컬 '시카고' 브로드웨이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뮤지컬 배우가 국내 라이선스 공연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본고장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의 주역으로 발탁된 첫 사례다.
그동안 한국계 미국인 배우가 브로드웨이에 오른 사례는 있었지만, 국내에서 활동해온 배우가 같은 배역으로 본토 무대에 서는 경우는 없었다.
아이비는 2012년 '시카고' 국내 초연에서 록시 하트로 한국뮤지컬대상 여자신인상을 받은 뒤 2024년까지 6시즌에 걸쳐 600회 가까이 같은 역을 연기해왔다.
제안은 미국 프로덕션 측에서 먼저 왔다. 2007년 '시카고' 레플리카 프로덕션 첫 시즌부터 한국 무대를 함께 만들어온 오리지널 뉴욕 프로덕션 재창작 연출 타니아 나르지니와 재창작 안무 게리 크리스트 등 크리에이티브팀이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아이비를 추천했고,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가 다리를 놨다.
아이비는 1년 동안 세 차례 영상 오디션을 거쳐 배역을 최종적으로 따냈다. 1차에서 발음 지적을 많이 받자 한국인과 미국인의 모음 발음 차이를 직접 연습해 2차를 봤고, 이후 액센트 피드백을 반영해 3차까지 마쳤다. 지금도 발음과 액센트 위주로 원어민 교사 9명에게 수업을 받고 있다.
아이비는 "저는 100% 토종 한국인이고 미국은 여행으로밖에 안 가봐 모든 게 낯설고 두렵지만, 관객분들이 제 대사나 노래를 잘 알아들어주시기만 하면 성공이라고 목표를 세웠다"고 했다.
아이비는 이르면 다음주 미국으로 출국한다. 그는 8월 17일부터 9월 6일까지 뉴욕 앰버서더 극장에서 록시 하트로 관객을 만나며, 8월 16일까지 같은 배역을 맡는 크리스타 로드리게스의 뒤를 잇는다.
브로드웨이 공연을 마친 뒤에는 오는 12월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한국 프로덕션 '시카고' 무대에 다시 오른다.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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