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랜드’ 만든 소호-모춘 부부
배우 등 큐레이터가 매달 작품 선정
‘배지’ 등 영화속 소품 등 나눠주며
멀티플렉스가 못하는 ‘감성’ 승부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는 관객을 직원이 붙잡는다. 그리고 숫자퍼즐 문제지를 한 장 쥐여준다. “영화 속 맷 데이먼처럼 한 번 풀어보라”며. 정답을 맞히면 더 어려운 문제지도 건넨다. 관객은 문제지를 들고 가며 영화를 한 번 더 곱씹게 된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30석 규모의 단관극장 ‘무비랜드’는 상영하는 영화마다 이런 소소한 이벤트가 열린다. 장만위(張曼玉)와 리밍(黎明)이 출연한 1996년 작 ‘첨밀밀’ 땐 ‘우정 만세’라 적힌 배지를 나눠줬다. 대체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도 볼 수 있는 옛 영화들이지만, 관객들은 이곳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찾아 극장에 온다.
2024년 2월 문을 연 무비랜드의 설립 과정과 운영기를 담은 책 ‘무비랜드 메이킹북’(위즈덤하우스)이 지난달 29일 출간됐다. 13일 영화관을 찾아 극장주인 소호(40)와 모춘(43) 부부를 만났다. 부부 이름은 활동명으로, 실명은 공개를 원치 않았다.남편 모춘은 “영화를 보는 것과 극장에 가는 것이 완전히 다른 경험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라며 운을 뗐다. 그는 “단순히 영화만 보는 걸로는 굳이 극장까지 올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며 “직원이 환대하고, 배지를 나눠주고, 이야기를 건네는 것까지 모두 영화 감상의 일부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소호도 “정직하게 말하면 기존 멀티플렉스나 독립영화관과 경쟁을 못 하겠더라”며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가 무비랜드만의 강점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일을 조금 더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저희는 그걸 ‘일의 놀이화’라고 불렀죠. 영화를 보고, 우리가 궁금해하던 사람들을 큐레이터로 초대해 이야기 나누는 건 일이면서 동시에 여가이기도 합니다. 그런 방식으로 수익까지 만들 수 있다면 삶 자체가 조금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싶었어요.”
소호 역시 “보통 극장을 만든다고 하면 영화 산업에 대한 애정이나 어떤 사명감부터 떠올리시는데, 사실 저희는 거기서 출발한 건 아니었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오래, 건강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영화란 매개체를 가져오게 됐고, 극장이라는 공간까지 오게 된 거죠.”
‘시작하면, 시작된다.’ 무비랜드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다. 일단 굴렁쇠는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언제까지 굴러갈까. 소호는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뒤 입을 뗐다.“최대한 오래 하고 싶어요. 매일의 사이클을 조금씩 아름답게 바꿔가고, 시간이 축적됐을 때만 나오는 경이로움이 있거든요. 그걸 보고 싶어서라도 오래 해보고 싶습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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