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초연
차인표·오만석·연정훈 키팅役
"Carpe Diem(현재를 즐겨라)."
수많은 청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던 존 키팅 선생의 대사가 무대 위에서 다시 한번 울려 퍼진다. 1989년 개봉해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동명의 영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가 오는 7월 18일 초연을 올린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1959년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냉전의 한복판, 매카시즘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미국은 여전히 보수적인 분위기가 팽배했다. 자유를 외치는 비트 세대 작가들이 화제를 모으고는 있었지만, 이는 불온한 하위문화로 취급될 뿐 기성 사회의 벽은 여전히 견고했다. 불과 몇 년 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등장과 반전 운동, 우드스톡으로 이어질 거대한 변혁을 예감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폭풍 전야의 1950년대 미국 내에서도 보수성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엘리트 사립학교 '웰튼 아카데미'에 새로 부임한 영어 교사 '존 키팅'은 전통과 명예, 규율의 엄숙한 기숙학교에 문학과 예술의 생생함을 전하며 균열을 일으킨다. 그는 학생들에게 삶에는 질서와 체제 그 바깥에 또 다른 가치가 있음을 일깨우려 애쓴다.
그의 가르침을 받은 소년들은 점차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해 나가기 시작한다. 로빈 윌리엄스의 따뜻한 연기로 완성된 존 키팅은 참된 스승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후 보수적인 체제 속에서 자유를 일깨우는 교사가 등장하는 수많은 영화의 원형이 되기도 했다. 작품은 특히 1990년 한국 개봉 당시 입시 중심의 교육 문화 속에서 살아가던 관객들의 공감을 사며 서울에서만 관객 38만명을 동원해 그해 흥행 5위를 기록했다.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연극은 원작 각본가 톰 슐먼이 직접 집필한 연극 대본을 사용한다. 2016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가졌고, 2024년 프랑스 파리에서 본격적으로 무대화돼 2년 연속 전석이 매진된 끝에 누적 관객 35만명을 돌파했다.
교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서사, 학생들이 떠나는 존 키팅 선생을 향해 하나둘 책상 위로 올라서 "오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치는 마지막 장면 등 원작 자체가 지닌 연극성이 무대 위에서 오히려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는 이 작품에 대해 "영화의 상징적 장면들이 연극 무대로의 전환을 훌륭하게 통과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한국 초연은 프랑스 공연과 대본만을 공유하는 라이선스 공연으로, 무대 디자인과 프로덕션은 새롭게 구성된다. '존 키팅' 역에는 차인표, 오만석, 연정훈이 출연한다. 이 중 차인표와 연정훈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정식 연극 무대에 선다. 주로 TV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연기를 선보여온 차인표가 무대 위에서 어떤 면모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연출은 '서편제' '베르테르' 등을 작업해온 조광화가 맡았고, 이동준 음악감독과 고태용 의상 디자이너가 함께한다. 공연은 7월 18일부터 9월 13일까지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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