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린이날 선물은 아파트"…'통큰' 부모들 속내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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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부동산에 게시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안내문. 2026.5.3/뉴스1

서울 송파구 부동산에 게시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안내문. 2026.5.3/뉴스1

올해 들어 자녀에게 일찌감치 집을 물려주는 부모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경제적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에게 주택을 증여하는 이른바 '꼬마 집주인' 사례가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모습입니다.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이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주택자들이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4월 증여를 원인으로 서울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0~18세 미성년자 수증인 수는 27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136명과 비교할 때 약 두 배로 급증한 수치입니다.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증가세는 더욱 뚜렷합니다. 올해 1월 51명, 2월 50명 수준이던 미성년 수증자 수는 3월 들어 89명으로 크게 뛰었으며, 4월에도 87명을 기록하며 가파른 증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지점은 증여가 일어난 장소입니다. 부의 대물림은 전국에서 살펴보면 서울에서만 141명의 미성년자가 집합건물을 증여받아 전국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또 주로 서울 내에서도 소위 '상급지'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자치구별로는 △광진구(21명) △용산구(17명) △강남구(16명) △서초구(14명) 순으로 증여가 많았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삼성전자 등 양질의 일자리 인근인 수원시 팔달구(22명)가 가장 많은 미성년 수증자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미성년 자녀에게까지 부동산을 넘기는 사례가 급증한 배경에는 정부의 보유세 강화 기조에 따른 '절세 전략'이 깔려 있습니다.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보유세를 계속 내며 버티느니, 차라리 증여세를 내고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라는 계산이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자녀 증여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첫 번째 효과는 주택 수 분산에 따른 중과세 회피입니다. 고가의 다주택을 계속 보유할 경우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율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그 때문에 증여를 통해 보유 주택 수를 하나라도 줄여 다주택으로 인한 중과를 피하는 것이 이득인 상황입니다.

또 다른 기대 효과는 '자산 가치 저점'에서의 조기 증여 효과입니다. 향후 부동산 가격이 지속해서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증여를 마쳐야 과표를 낮출 수 있습니다. 자산 가치가 낮을 때 미리 증여해두면 추후 집값이 올랐을 때 발생하는 상승분은 고스란히 자녀의 자산이 되며, 나중에 발생할 상속세 부담까지 미리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과거에도 보유세 강화 기조와 부동산 가격 급등 시기가 맞물렸던 문재인 정부 시기에 증여 건수가 급증한 사례가 있습니다. 2017년 당시 3만3000여 건 수준이던 주택 및 빌딩 증여 건수는 세 부담이 본격화한 2021년 8만4000여 건으로 폭증했습니다. 당시에도 20·30세대 청년층의 수증이 두드러졌는데, 최근에는 그 연령대가 10대 이하 미성년자로까지 더욱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과 '세금 부담이 커질 일만 남았다'는 우려가 결합하면서, 가족 간 증여가 활발하게 일어났다"며 "정부의 추가적인 세제 개편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다주택자들의 '똘똘한 한 채' 집중 현상과 자녀를 활용한 자산 분산 움직임은 당분간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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