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6000명 떠난다"…폐점 쇼크에 날벼락 떨어진 곳

1 day ago 3

홈플러스 강서점 모습. 사진=오세성 기자

홈플러스 강서점 모습. 사진=오세성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에서 대규모 고용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미 2600명가량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데 이어 최근 37개 점포 폐점으로 3500명 안팎 직원이 추가 실직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추가 폐점설까지 돌면서 직원들 불안이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9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말 1만7986명이었던 홈플러스 직원 수는 올해 4월 말 1만5398명으로 줄었다. 올해 1~4월 퇴직자만 2588명에 달하는 것이다.

여기에 홈플러스가 최근 전국 대형마트 104개 점포 중 37개 점포를 폐점하기로 하면서 해당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 약 3500명의 고용도 불투명해졌다. 단순 계산으로 올해에만 6000명이 홈플러스를 떠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때 홈플러스가 전국에 146개 지점을 운영했던 것과 비교하면 고용 충격은 한층 체감된다. 홈플러스 대형마트 점포 수는 2016년 146개에서 2024년 말 126개로 줄었고 지난해 말에는 117개로, 올해 3월에는 104개로 감소했다. 이달 37개 점포가 추가로 문을 닫으면서 67개까지 쪼그라들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등 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홈플러스 정상화를 촉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삼보일배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등 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홈플러스 정상화를 촉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삼보일배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점포 수가 빠르게 줄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남은 점포 중 10여곳이 추가 폐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수정 회생계획안에 37개 휴업 점포 폐점과 추가 휴업 검토 내용이 담겼고, 현재 67개인 점포가 추가적인 휴점과 폐점을 거쳐 50개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회사 측은 추가 휴·폐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앞서 37개 점포의 잠정 휴업과 폐점이 시행 직전 공지된 전례가 있기에 남은 점포라고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1700여명 규모의 추가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고용 불안이 단순한 소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재무 상황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회생 절차 자체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의 2025회계연도 매출액은 전기 대비 약 17% 감소한 5조7963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5464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으며 당기순손실은 1조10억원에 달했다. 홈플러스는 5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유동 자산이 4082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는 4조2897억원까지 불어났다.

자금난은 이미 직원 임금 체불로 번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4월 급여의 25%만 지급했고, 5월분 급여는 전액 체불한 상태다. 회사는 채권단의 긴급운영자금 지원을 전제로 폐점 점포 직원들에게 월급 3개월분 수준의 희망퇴직금 또는 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자금 지원 여부가 불투명하다.

홈플러스 본점 격인 강서점에서 매대 안쪽을 플라스틱 포장재로 채운 모습. 사진=오세성 기자

홈플러스 본점 격인 강서점에서 매대 안쪽을 플라스틱 포장재로 채운 모습. 사진=오세성 기자

납품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매대 역시 비어가고 있다. 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은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하며 홈플러스의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의구심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통업계는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가 고용 문제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은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다음달 3일까지 연장한 상태다. 회생계획안이 통과되고 운영자금 지원이 이뤄질 경우 고용 충격을 일부 줄일 수 있지만, 반대로 회생 절차가 중단되거나 추가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남은 직원들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히 몇 개 점포가 문을 닫는 문제가 아니라 업계 2위였던 대형마트의 고용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문제"라며 "회생 절차가 장기화할수록 직원과 협력사, 입점업체가 입는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