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한국의 저출생 현상에 놀라움을 표했던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법대 명예교수의 발언이 현실이 되고 있다.
한국이 인구 4000만명을 넘는 나라 중에서 어린이(0∼14세) 인구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일본 정부가 유엔의 세계인구 추계(연앙인구 기준)를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 비율은 10.6%에 그쳤다. 4000만명 이상 인구를 보유한 세계 37개국 중 가장 낮았다.
한국의 유소년 인구 비율은 2020년부터 세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그 다음으로 일본(11.4%), 이탈리아(11.9%), 스페인(12.9%), 독일(13.9%), 태국(14.7%), 중국(16.0%), 프랑스(16.5%), 영국(17.2%), 미국(17.3%) 순이었다.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한국의 유소년 인구 비율은 올해 10.2%에서 내년에는 9.7%로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인종·성별·계급 분야 전문가인 윌리엄스 교수는 지난 2023년말 교육방송(EBS) 다큐멘터리 ‘인구대기획 초저출생’ 10부에서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는 말에 머리를 부여잡으며 “이 정도로 낮은 수치의 출산율은 들어본 적도 없어요”고 놀라워했다.
합계출산율이란 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 수를 가리키는 수치다. 합계출산율 0.78명은 ‘2022년 출생·사망 통계(잠정)’ 자료에 나온 수치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지난 2020년 기준 OECD 평균 합계출산율(1.59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더 떨어졌다. 2023년 기준 0.72명이었고, 올해 합계출산율은 0.6명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윌리엄스 교수는 과거 “정말 충격적이다. 큰 전염병이나 전쟁 없이 이렇게 낮은 출산율은 처음 본다”며 “숫자가 국가비상사태라고 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돈을 준다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며 “이 말을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아이 낳기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여성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렵다는 점을 꼽으며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여성 직원은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적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언제든지 일할 수 있는 상태를 요구하는 한국의 ‘이상적인 근로자상’에 대해 “이는 남성이 가장이고 여성은 주부인 1950년대에 맞게 설계된 모델”이라며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나쁜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한국은 여성이 남성보다 집안일은 8배, 자녀 돌봄은 6배 더 많이 하고 있으며, 남성은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대가로 자녀를 돌보며 느낄 수 있는 기쁨을 포기한 사회가 됐다”는 지적이다.
윌리엄스 교수는 “한국처럼 장시간 일하는 환경에서 자녀가 없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며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고강도 노동이 이제는 한국 사회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