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의 무게vs 사랑의 무게"…투란도트와 류 역할 소프라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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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의 마지막 걸작 <투란도트>에는 결코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두 여인이 등장한다. 사랑을 거부하며 청혼자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얼음 같은 권력자 투란도트 공주, 그리고 흠모하는 남자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어놓는 하녀 류. ‘사랑을 믿지 않는 여자’와 ‘사랑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는 여자’. 두 여인은 작품 내내 정반대 방향을 바라보며 달린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서로가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을 품고 있다. 투란도트는 류의 헌신적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고, 류는 투란도트가 평생 짊어진 두려움을 읽지 못한다. 무대 위에서 날카롭게 충돌하는 두 여인은 어쩌면 거울 속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 <투란도트>에 출연하는 두 소프라노 주인공이 서로의 배역에게 서면을 통해 질문을 던졌다. 투란도트 역을 맡은 서선영은 잔혹한 얼음 공주의 내면에서 뜻밖에도 깊은 공포와 상처를 발견했다. 류 역의 황수미는 순종적인 하녀의 모습 이면에 가려진, 자신의 선택을 끝까지 책임지는 강인한 의지를 읽어냈다. 그 질문은 작품에서 인간으로, 그리고 예술가의 삶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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