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외국인력 운용체계
E-7은 법무부·E-9은 노동부
비자 달라도 실제 업무는 비슷
정부, 통합관리 로드맵 준비
외국인 취업자 110만명 시대가 도래했으나, 비자별·부처별로 분절된 '외국인력 운용 체계'가 산업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 인력이 내국인 구인난을 대체하는 핵심축으로 부상한 가운데 도입 규모 결정, 이직 지원, 권익 보호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해 인력 운용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비전문취업(E-9), 계절근로(E-8), 특정활동(E-7), 선원취업(E-10) 등으로 나뉜 외국인력 제도를 노동시장 관점에서 통합 관리하는 내용을 담은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6월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부처 간 이견으로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현재 E-9와 방문취업(H-2)은 고용노동부, E-8과 E-7은 법무부, E-10은 해양수산부 등이 각각 관여하고 있다.
◆ E-9 비자 32만명으로 가장 많아
외국인력은 산업의 핵심축이 된 지 오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외국인 취업자는 지난해 110만9000명으로 2012년 69만8000명에서 13년 새 5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 증가율의 4배에 달하는 속도다.
체류자격별로 살펴보면 비전문취업 E-9가 32만1000명으로 전체의 28.9%를 차지해 가장 많다. 이어 재외동포 F-4가 22.8%인 25만3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영주 F-5는 12만3000명으로 11.1%, 전문인력 E-1~7은 8만2000명으로 7.4%를 차지했다. 이 밖에 유학생(D-2 등)은 5만6000명(5.0%), 방문취업 H-2는 5만4000명(4.9%), 결혼이민 F-6은 7만7000명(7.0%) 수준이다.
문제는 현장에서는 비자 구분이 제도만큼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E-9은 비전문취업으로 분류되지만 제조업 현장에서는 장기 근무를 통해 숙련도가 쌓인 인력이 많다. 반면 E-7-3, E-7-4 등 숙련기능인력 비자는 제도상 전문·숙련 인력으로 분류되지만 실제 업무는 E-9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E-9과 E-7-2~4는 모두 기능인력으로 업무 범위와 수준이 중복된다"고 말했다.
비자별 관리 체계가 다르다 보니 인력 운용도 비효율적이다. E-9은 사업장 변경 때 지방노동관서의 알선 등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E-7은 체계적인 이직 지원이 부족하다. E-7은 계약기간 중 이직이 엄격히 제한돼 인권침해 지적도 반복돼 왔다.
◆ 편한 일자리 쏠림에 제조업 인력난
외국인력의 '편한 일자리 쏠림'도 인권 문제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외국인 근로자 역시 임금 수준, 근로 강도, 주거 여건 등을 따져 상대적으로 근무 여건이 나은 사업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제조업 뿌리산업, 농어촌, 조선업처럼 인력난이 심한 업종일수록 외국인력을 배정받더라도 이탈 우려가 크다는 호소가 나온다.
이직 제한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계약기간 중 이직이 엄격히 제한되는 비자는 임금체불, 직장 내 괴롭힘, 열악한 숙소 문제가 생겨도 근로자가 쉽게 일터를 옮기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만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내국인도 자유롭게 이직할 수 있지만 직장 내 괴롭힘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이직 제한을 푼다고 인권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며 "이직 제한 완화는 검토 중이지만 이를 포함해서 외국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게 로드맵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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