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스포츠동아 DB
손아섭(37)에게 한화 이글스 이적은 그야말로 천재일우의 기회다. 커리어 내내 한 번도 이뤄보지 못했던 ‘우승’과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한화는 7월 3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 도중 “NC 다이노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손아섭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대급부는 2026시즌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3억 원이다. 당장 선수 유출 없이 국내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을 품으며 우승을 위한 퍼즐을 맞췄다.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본다. 올 시즌은 손아섭은 선수로, 김경문 한화 감독은 사령탑으로 첫 우승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화 역시 1989년, 1992년(당시 빙그레 이글스) 이후 33년만의 정규시즌 우승, 1999년 이후 26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그동안의 약체 이미지는 이미 벗어 던졌으니 우승으로 방점을 찍고 싶다.
손아섭은 한화 타선에 엄청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카드다. 올 시즌이 끝나면 2022시즌을 앞두고 NC와 맺었던 프리에이전트(FA) 4년 계약이 종료되는 까닭에 계속 한화와 함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우승을 바라보는 올 시즌으로 한정하면 더할 나위 없는 플러스 요인이다. 올 시즌 76경기에서도 타율 0.300(240타수 72안타), 홈런 없이 33타점, 출루율 0.362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롯데 자이언츠~NC를 거치며 KBO리그 통산 최다안타(2583안타)를 쳐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난달 24일 오른쪽 옆구리 부상으로 부상자명단(IL)에 오른 까닭에 우려의 시선도 나오지만, 회복세가 빠르다. 한화 구단관계자도 “트레이닝파트를 통해 손아섭의 몸상태를 확인했다”며 “재활 이후 컨디션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해 조만간 합류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아섭의 측근 역시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IL에 등재됐을 때 병원에서 2~3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늦지 않게 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손아섭은 지명타자로 힘을 보탤 수도 있고, 한화의 취약 포지션으로 꼽히는 우익수 수비도 가능하다. 타선에 그가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무게감이 달라진다. 한화 주장 채은성은 “(손)아섭이 형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놀랐다”며 “기록이 말해주듯 대단한 타자고,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악바리같은 모습과 야구를 대하는 태도를 보는 것 자체로 후배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타자가 우리 타선에 들어오는 건 팀에도 큰 도움이 될 테니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손아섭은 우선 1일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를 치르는 광주로 합류해 한화 선수단과 인사를 나눈다. 이후에도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누구보다 우승을 갈망했던 손아섭이 ‘한화맨’으로 다시 태어난다. 의기투합의 결과가 궁금해진다.
NC 시절의 손아섭. 사진제공ㅣNC 다이노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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