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음악?…“정신 건강 개선 증거 없다”[건강팩트체크]

21 hours ago 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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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거나 울적할 때 많은 사람이 음악을 듣는다. 음악에 ‘기분 전환’ 효과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료 목적이 아닌 일반인이 평소 음악을 자주 듣는 습관이 정신 건강을 개선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독일 막스 플랑크 경험 미학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Empirical Aesthetics·MPIEA) 연구진이 수행한 연구 결과는 최근 학술지

‘정서장애 보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Reports)’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2012년 약 1만500명, 2022년 약 9500명 등 총 약 2만 명의 쌍둥이 자료를 분석했다.

음악 감상 습관, 특히 얼마나 자주 음악을 듣는 지, 음악을 기분 조절 수단으로 사용하는 지 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일상생활에서 음악을 더 자주 듣는 사람이 정신 건강이 더 좋거나 나쁘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즉 음악 감상 빈도 자체는 우울증이나 불안, 전반적인 정신 건강 상태와 뚜렷한 관련성이 없었다.

반면 우울증·불안장애가 있거나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평소 걱정과 불안을 쉽게 느끼는 사람들은 음악을 기분 조절 수단으로 더 자주 활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관계를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쌍둥이 연구와 유전 분석을 함께 수행했다.그 결과 연구진은 “우울하거나 불안한 사람이 음악을 더 많이 찾는 것이지, 음악을 많이 듣기 때문에 우울증이 줄어드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결론 지었다.

제1 저자인 로라 베셀데이크(Laura Wesseldijk) 연구원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 가운데 음악을 기분 조절 목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했지만, 음악을 더 많이 활용하는 쪽이 정신 건강 문제를 더 많이 겪는 것은 아니었다”며 “이는 음악 감상 자체보다 가족 환경이나 유전적 특성 같은 공통 요인이 음악 감상 습관과 정신 건강 사이의 관계를 설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음악 감상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 대한 유전적 취약성을 낮춰준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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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저자인 미리엄 모싱(Miriam Mosing)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히 일상생활에서 음악을 더 많이 듣는다고 해서 반드시 정신 건강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음악 감상 자체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로, 치료 목적으로 시행되는 음악치료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연구진은 일반적인 음악 감상과 정신 건강 개선을 목적으로 설계된 구조화된 음악치료 프로그램은 그 효과가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전 연구에서 전문 음악 치료사가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구조화된 음악치료가 치매 환자의 우울감과 불안을 줄이고 인지 기능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뇌졸중 환자의 언어·운동 기능 회복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구조화된 음악치료는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전문 음악 치료사의 지도 아래 노래 부르기, 악기 연주, 리듬 활동 등을 일정한 프로그램에 따라 수행하는 치료법이다.

연구진은 “전문가가 설계한 구조화된 음악치료와 일상적인 음악 감상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음악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단순히 많이 듣는 것만으로 치료 효과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016/j.jadr.2026.101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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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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