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손아섭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NC 다이노스가 낯선 울산 문수야구장을 홈으로 쓰게 됐다. 하지만 울산이 익숙한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베테랑 손아섭(37)이었다.
손아섭은 16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우천 취소)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울산은) 여러 기억이 많은데, 오심 빼고는 다 좋은 추억이 있던 야구장이다"고 말했다.
NC는 이날 경기부터 문수야구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지난 3월 29일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창원NC파크 구조물(알루미늄 루버)이 떨어져 관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후 홈구장을 사용하지 못한 NC는 한 달이 넘는 방랑생활 끝에 지난 8일 "울산 문수야구장을 대체 홈구장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울산 문수야구장은 2014년 개장 이래로 롯데 자이언츠의 제2구장으로 사용됐다. NC는 지난 2015년 원정팀 자격으로 방문한 이후 1군 정규시즌 경기에서는 오지 못했다. 하지만 울산이 익숙한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손아섭이다. 과거 롯데 소속으로 홈경기를 치른 그는 통산 42경기에서 타율 0.323(155타수 50안타) 3홈런 16타점, OPS 0.854의 좋은 기록을 냈다.
특히 손아섭은 울산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2014년 3월 22일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서 1회말 비공식 개장 1호 홈런을 터트렸고, 2019년 8월 28일 LG 트윈스전에서는 절친한 후배 임찬규에게 중월 투런포를 터트려 팀 통산 3400호 홈런을 기록했다.
손아섭이 롯데 시절인 지난 2019년 울산에서 '부산'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황당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2017년 7월 2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3회 홈런 타구를 날렸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2루타로 정정됐는데, 노런색 홈런선을 때린 게 드러나면서 결국 KBO가 오심을 인정했다. 또한 2019년 8월 8일 키움전에서는 'ULSAN(울산)'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어야 했는데, 'BUSAN(부산)'이 적힌 유니폼을 착용한 해프닝도 있었다.
이런 스토리를 언급한 손아섭은 "저한테는 추억이 많은 곳이다"고 말했다. "개장 첫 홈런도 쳤고, 홈런인데 2루타로 오심이 나와 통산 홈런 1개가 날아간 기억도 있다"고 한 그는 "오심 빼면 다 좋은 추억이다"고 했다.
NC는 지난 4월 13일 롯데전 이후 처음으로 홈경기를 치르게 됐다. 당시에는 롯데의 메인 홈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을 빌려 썼다면, 이번에는 제2구장을 대관했다. 한 시리즈만 빌린 게 아닌, 긴 단위로 사용하게 되면서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손아섭은 "호텔 생활을 하고 있어서 원정이랑 크게 느낌이 다른 건 없다"면서도 "우리가 더 먼저 나와서 준비하고 말공격을 하면 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홈과 원정의 차이라고 하면 창원NC파크 트레이닝 시설의 좋은 장비가 큰 도움이 되는데, 그걸 못해서 아쉽다. 다른 부분은 원정의 장점도 있어서 크게 영향은 안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가정을 꾸린 선수들은 다르다. 손아섭은 "그런 선수들은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못 보내고 있다"며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아직 결혼을 안 했다"며 웃었다.
NC 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한 달이 넘는 떠돌이 생활에도 NC는 7연승을 달리며 중위권 싸움을 이어 나가고 있다. 손아섭은 "우리는 프로다. 당연히 진다고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서 7연승도 했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원정경기가 많아서 진다는 건 다 핑계다. 나중 되면 홈 경기가 많아지기 때문에 1년 통산을 내보면 똑같다"고 얘기했다.
손아섭은 16일 기준 올 시즌 38경기에서 타율 0.350(123타수 43안타)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면서 NC 타선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십자인대 부상으로 후반기를 거의 다 날렸던 아픔을 씻어내고 있다.
아직 무릎 상태는 완벽하지 않다. 손아섭은 "조금 피로도가 높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피로도다. 결국 출루를 많이 했다는 뜻이고, 그러면서 팀에 도움이 됐을 거다. 볼넷이든 안타든 좋은 결과가 나왔기에 좋은 피로도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NC 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