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민간임대아파트가 실수요자들의 대안 주거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치솟는 분양가와 강화된 대출 규제, 전세 사기 등으로 주택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거주와 합리적 비용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1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민간임대아파트들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청주에서 지난달 공급된 ‘신분평 더웨이시티 제일풍경채’는 793가구 모집에 1만351건이 접수돼 평균 13.0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광주에서 공급된 ‘중앙공원 롯데캐슬 시그니처’도 단기간에 100% 계약을 마쳤다.
민간임대아파트는 최대 10년간 임대로 거주한 뒤 분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구조로 실제 거주 후 매입을 선택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임대료 인상률이 5% 이내로 제한돼 가격 부담이 낮고 임차 기간에는 취득세·재산세 등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청약통장이나 거주지 제한이 없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는 점도 진입 장벽을 낮춘 요소다.
최근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월세 경쟁력도 주목받았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전세에서 내 집 마련으로 이어지던 기존 공식이 흔들리는 가운데 민간임대는 안정적인 실거주 상품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라며 “세금 부담이 없고 청약 자격 제한이 완화돼 실수요층의 관심이 꾸준하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일반분양 수준의 설계와 마감재를 적용하면서 상품 경쟁력도 강화됐다. 알파룸과 팬트리 등 최신 평면은 물론 수입 주방가구·수전·후드 등 고급 사양, 특화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반기에도 전국 주요 지역에서 민간임대 공급이 잇따른다. 제일건설은 이달 김해시 진례시례지구에서 440가구 규모 ‘김해 테크노밸리 제일풍경채’를, 현대엔지니어링도 이달 용인시 처인구에 1950가구 규모 ‘힐스테이트 용인포레’를 공급한다. 현대건설은 다음 달 대전 도안신도시에서 914가구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를, 중흥건설은 11월 양주시 양주역세권에서 624가구 민간임대아파트 공급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