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K-푸드의 주역인 '김' 양식 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풀무원이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김을 연중 생산할 수 있는 첨단 기지 구축에 나섰다.
풀무원은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국내 최초 '김 육상양식 R&D센터'를 착공하고 육상양식 김 기술 실증과 산업화 기반 구축에 본격 돌입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착공은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5월 선정한 '지속가능한 우량 김 종자 생산 및 육상양식 기술개발' 국책과제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기술 실증 사업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김 수출은 연간 11억 달러(약 1조 5000억원)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성장 중이다. 한류 확산 등으로 전 세계 김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오는 2030년 마른김 수요가 2억1000만속(1속=100장)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해수부는 지난 4일 '김 수출 공급망 혁신방안'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김 수출 18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지구 온난화가 복병이다. 국내 해역의 연평균 표층 수온이 지난 55년간 약 1.36℃ 상승하면서, 김 양식에 적합한 수온(5~15℃)을 유지하는 기간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강풍이나 갯병 등 자연재해에 따른 생산량 널뛰기도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풀무원이 착공한 육상양식은 실내에 바다와 유사한 환경을 인공적으로 조성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날씨나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1년 내내 균일한 품질의 김 원초를 수확할 수 있어, 해상 양식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꼽힌다.
새만금에 들어서는 R&D센터는 총 9473㎡(약 2865평) 부지에 양식·연구·해수 전처리 시설을 통합한 인프라로 조성된다. 이번 1단계 착공에서는 김 육상양식동과 해수 처리시설 등 핵심 인프라를 우선 구축하고,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가공동과 R&D동을 추가하는 2단계 확장을 추진한다.
핵심 시설인 육상양식동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리액터(Bioreactor) 시스템'을 도입한다. 온도, 빛, 영양분 등 생육 환경을 미세하게 제어해 김의 성장 속도와 품질을 극대화한다. 풀무원은 생산부터 가공, 유통까지 전 공정을 잇는 '원스톱 산업화 체계'를 완성해 오는 2027년 육상 김 상품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풀무원 안덕준 푸드테크사업부장은 "새만금 R&D센터는 김 육상양식 기술의 실증과 산업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푸드테크 기반 혁신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수산업 모델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미래 수산식품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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