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호처가 이재명 대통령의 ‘열린 경호’ 기조에 맞춰 대대적 개편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경호처장과 차장을 모두 외부 출신으로 교체한 데 이어 전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던 경호공무원 신규 채용도 전면 취소했다.
지난 5일 경호처는 채용 홈페이지에 “대통령경호처 특정직 공채, 특정직·일반직 경채 시험을 취소한다”는 공고문을 올렸다. 경호처는 “정부 교체에 따른 ‘열린 경호, 낮은 경호’ 정책 구현을 위한 내부 검토 단계에 따라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경호처는 새로운 경호 기조에 맞춰 인재 선발 기준을 전면 재설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비육군사관학교 출신인 황인권 전 육군 제2작전사령관(예비역 대장)을 대통령경호처장에 임명했다. 또 경찰 출신인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경정)을 경호차장으로 낙점했다. 경호처 투톱을 모두 외부 출신으로 채우며 개혁 의지를 분명히 밝힌 셈이다.
이러한 인선에는 육사 출신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경호처장 재임 시절 육사 인맥을 통해 군 인사를 좌지우지하면서 12·3 비상계엄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경호처는 최근 자정 노력의 일환으로 조직 쇄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지만 인적 쇄신과 조직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경호 지원 인력 감축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한편 경호처와 경찰은 이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이 대통령 근접 경호와 관련해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 4일 경호처 소속 경호원이 국회 취임 선서 행사장에 진입하려 하자 경찰 소속 경호원이 몸으로 막아서며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이 노출됐다. 대통령 당선 이후 경호처가 즉시 경호 업무를 인계하는 게 통상이지만, 이 대통령이 경찰에 경호 유지를 지시하면서 경찰의 경호 업무가 대선 이후에도 하루 간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지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저지에 나선 경호처를 신뢰하지 못하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