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도 모자라 과속 운전으로 2명의 사상자를 낸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가중됐다.
인천지법 형사항소1-2부(정우영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38)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19일 오후 11시 57분께 인천시 서구 당하동에서 음주 상태로 테슬라 차량을 몰다가 앞서가던 택시를 들이받아 택시 운전자 B씨(66)를 사망케 하고, 승객 C씨(27·여)를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제한속도 50㎞ 도로에서 시속 128㎞로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고, 혈중알코올농도는 0.118%로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였다.
A씨 차량이 택시를 들이받은 충격으로 택시가 보도에 설치된 신호기 기둥을 충돌하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사고 후 1시간쯤 뒤 '중증 두부 외상'으로 병원에서 사망했고, C씨는 약 1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대퇴골 몸통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제한속도 위반으로 8차례 과태료를 부과받은 전력이 있다"면서 "그런데도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 과실이 무겁고 결과도 엄중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500만원을 공탁했으나 고인의 자녀와 피해자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엄벌 의견을 피력했다. 여러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검사의 주장에 이유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