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심권역(CBD) 오피스의 실제 공급은 예상치를 훨씬 밑돌 가능성이 큽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 기업 세빌스코리아의 이수정 대표(사진)는 4일 “서울 프라임 오피스(연면적 10만㎡ 이상) 투자시장은 앞으로도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규모 오피스 공급으로 도심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치솟을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사업 인허가를 받고도 자금 조달 지연이나 실패 등 다양한 원인으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5년간 CBD에 공급될 오피스 면적(인허가 기준)은 약 250만㎡로, 지난 10년 동안 공급된 면적의 세 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세빌스코리아가 CBD 일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을 전수조사한 결과 30~40%는 사업 지연으로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거나 PF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대표는 “CBD 프라임 오피스 매물은 안정적인 임차인을 보유한 데다 매각 금액에서 경쟁력이 높다”며 “물리적 스펙이 좋은 프라임 오피스라면 신축 빌딩보다 비용 측면에서 높은 임차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외 대기업, 금융회사, 공공기관 등이 밀집한 비즈니스 거점인 만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요가 뒷받침될 것이란 분석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파급 효과도 강력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 대표는 “GTX-A노선 확장과 B노선 개통(예정)으로 서울역에서 강남(GBD)과 여의도(YBD)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임차 비용에 민감한 기업 수요가 CBD로 옮겨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피스 시장에서도 GTX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투자가 막힌 2020~2021년 당시 설정된 부동산 펀드의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최근 매물이 크게 늘었고, 딜 클로징에 실패한 사례도 일부 나오고 있다”며 “향후 매각은 ‘옥석 가리기’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금리가 낮아지고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등의 블라인드펀드가 설정된 게 투자시장에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강대 영문학과, 건국대 부동산학 석·박사과정을 거쳐 2011년 세빌스코리아에 합류했다. 2018년 대표로 선임된 뒤 투자자문본부 총괄본부장으로 부동산 매입·매각 거래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작년 말 재연임에 성공해 회사를 3년 더 이끌게 됐다. 그가 올해 상반기까지 세빌스코리아에서 성사한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27조원에 달한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