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레바논, 美중재에 휴전… 트럼프 “소규모 충돌은 감수”

4 hours ago 7

레바논내 헤즈볼라 금지구역 조성
“교착 상태 美-이란 협상 숨통” 전망
트럼프 “이르면 주말에 합의 가능”
美하원선 ‘전쟁권한 제한’ 법안 통과

“링컨기념관 연못이 마천루보다 더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개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링컨기념관 앞 ‘리플렉팅 풀’(반사 연못)의 세로 길이가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등의 높이를 넘어선다는 내용의 패널을 든 채 설명하고 있다(큰 사진). 같은 날 링컨기념관 리플렉팅 풀에 푸른색 보호 코팅을 입히는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작은 사진). 워싱턴=AP 뉴시스

“링컨기념관 연못이 마천루보다 더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개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링컨기념관 앞 ‘리플렉팅 풀’(반사 연못)의 세로 길이가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등의 높이를 넘어선다는 내용의 패널을 든 채 설명하고 있다(큰 사진). 같은 날 링컨기념관 리플렉팅 풀에 푸른색 보호 코팅을 입히는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작은 사진). 워싱턴=AP 뉴시스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3일 미국의 중재로 휴전 조치 이행에 전격 합의했다. 특히 레바논 남부에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출입을 금하는 ‘시험 안전지대(pilot security zones)’를 여러 곳 조성하기로 했다. 또 헤즈볼라의 핵심 거점인 레바논 리타니강 남부에서 모든 헤즈볼라 대원을 철수시키는 데도 합의했다. 이 지역은 양측이 격렬히 대치 중인 곳이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은 미국과 이란이 진행 중인 종전 협상의 주요 걸림돌로 꼽혀 왔다. 이날 휴전 합의가 성사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던 미국과 이란의 협상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같은 날 종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빠르면 이번) 주말에라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낙관했다.

다만 헤즈볼라가 이번 합의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설사 헤즈볼라가 수용한다고 해도 이란 핵 능력 억제 등 주요 쟁점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시각차는 여전하다. 이스라엘의 강경 보수파도 레바논에 대한 대규모 공습 필요성을 계속 주장한다. 실제로 4월에도 레바논과 이스라엘은 단기 휴전에 합의했으나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의 충돌은 이어졌다.

● 레바논 내 ‘헤즈볼라 금지 구역’ 조성 추진

미국 국무부는 이날 워싱턴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회담을 중재한 후 3국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가 포괄적인 평화 안보 협정을 향한 진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헤즈볼라라는 비(非)국가 행위자가 레바논의 미래를 볼모로 잡으려는 시도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헤즈볼라와 지원세력인 이란이 레바논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합의에 따라 레바논 정부군은 헤즈볼라를 배제하고 독점적으로 일대를 통제하는 시범 안전지대를 신속히 조성하기로 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에서 약 30km 떨어진 리타니강 이남에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모든 대원을 철수시키도록 할 계획이다.

미국은 레바논 정부가 군사 역량을 강화하고 영토에서 효과적으로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헤즈볼라와 이란을 미국이 직접 견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충돌은 여전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일에도 이스라엘군의 드론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최소 6명이 숨졌다. 이스라엘도 헤즈볼라가 발사한 것으로 보이는 적대적 무인기 한 대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휴전에 대한 이스라엘 강경 보수 세력의 반발도 거세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심각한 실수다. 보좌관들의 헛된 꿈이 총리(베냐민 네타냐후)를 잘못된 결정으로 끌어들였다”고 밝혔다.

● 트럼프, 이란과의 소규모 충돌은 감수할 듯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향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이 임박했다며 “이론적으로는 그들이 문서에 서명하는 데 상당히 가까워진 상태”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에 대해서도 ‘휴전 파기’가 아니라며 빠르면 이번 주말에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을 거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에게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휴전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군 인명 피해가 없는 소규모 충돌의 경우 감수하겠단 뜻으로 여겨진다. 일종의 ‘레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의 최대 쟁점인 이란의 핵 능력 억제에 관해서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은 물론이고 구매도 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란이 보유한 60%의 고농축 우라늄 440kg에 관해서도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확보할 것”이라며 “현시점 기준으로는 우리가 그들(이란)과 함께 들어가서 그것을 확보하고 파괴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란은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선언적 약속이 포함된 종전 MOU 체결 즉시 어떤 형태로든 재정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전쟁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하기 위한 법안이 3일 미 하원을 통과했다. 야당 민주당이 주도한 이 법안에 집권 공화당 의원도 4명이 찬성했다. 향후 상원 표결 과정에서도 공화당 내 이탈표가 나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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