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 "수정된 배아, 나 혼자 이식 "…지난해에만 53만3266개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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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17 08:26 수정2025.07.17 08:26

배우 이시영/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배우 이시영/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배우 이시영의 이혼 후 '나 홀로 임신'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체외수정·배아 이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 가운데, 한해 배아 생산량이 80만개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는 집계 결과가 공개됐다. 만들어졌다가 폐기되는 배아 개수도 연간 50만개를 넘어섰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생성된 배아는 78만3860개로 5년 전인 2019년 42만7818개와 비교하면 83.2% 늘었다. 연간 생성 배아 수는 2016년 33만4687개에서 매년 증가해 2021년 55만724개 50만개를 넘겼다. 2024년 수치는 2023년의 59만9851개보다 30.7%나 늘었다.

배아 생성 의료기관이 냉동 보관 중인 배아 수는 작년 12월 말 기준 38만3520개로 집계됐다. 난자 보관량은 13만3926개, 정자 보관량은 5만6967바이알(vial)이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정액을 인위적으로 채취해 배양접시에서 수정·배양한 뒤 여성의 자궁에 이식해 임신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주로 자연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난임 부부가 활용하는데, 항암 치료 등으로 당장 임신·출산하기 어려운 부부가 우선 배아를 만들어뒀다가 나중에 이식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미혼 여성의 난자 동결, 결혼을 한 사람들의 배아 동결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위해서는 배란 유도제를 이용해 다수의 수정란을 생성한다. 이후 1∼3개만 이식하고 나머지는 동결 보존했다가 다음 이식 주기 또는 다음 자녀 임신 준비 때 활용한다.

지난해 이식에 이용된 배아 개수는 20만1496개로 2023년 16만8018개 대비 19.9% 늘었다. 2016년 12만8672개와 비교하면 56.6%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만큼 폐기되는 배아 수도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아 상태가 임신에 적합하지 않거나 보존기간이 지나서, 또는 동의권자가 폐기를 요청해서 폐기된 배아는 지난해 53만3266개로 집계됐다. 전년 40만7569개 대비 30.8%, 2019년 26만506개 대비 104.7% 급증한 수치다. 일각에서는 배아도 생명으로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시영과 같이 이혼 과정에서의 배아 처분에 대해서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다. 이시영은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재 저는 임신 중"이라며 남편과 이혼 후 냉동 보관 중이던 배아를 홀로 이식받아 둘째를 가졌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 과정에서 전 남편의 동의는 받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현행법상 생명윤리법에 따라 배아 생성을 하기 위해서 정자와 난자를 채취할 때는 관계된 사람의 서면 동의받아야 한다. 하지만 배아 이식 때는 동의 관련된 규정이 없다. 동의받지 않고 배아 이식 땐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규정이 없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배아를 이식할 때도 동의 과정을 거치는 법 규정이 있다. 하지만 우리 현행법상 배아 생성할 때만 동의 의무를 명시해둔 허점이 있다는 것이 이번 과정을 통해 드러났다.

이시영의 전 남편은 그의 고백 후 매체 인터뷰를 통해 "임신에 반대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아이의 생물학적인 아버지임에도 재산법, 가족법에 영향을 주는 '법적 아버지'가 아닌 만큼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 의원은 "소중한 생명의 탄생을 위한 기술이 진보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가 등장하고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면서도 생명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세심하고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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