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원(23)이 연장 승부 끝 8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2주 연속 우승 가능성을 키웠다. 이예원과 맞대결이 기대됐던 박현경(25)은 16강에서 유현조(20)에게 덜미를 잡혀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다.
이예원은 17일 강원 춘천 라데나G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총상금 10억원) 16강전에서 이다연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18홀로 승자가 결정되지 않아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고, 10번홀(파4)에서 진행된 연장 첫 경기에서 이다연이 보기를 범하면서 파를 지킨 이예원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을 거둔 이예원은 2주 연속 우승과 함께 시즌 3(통산 9승)째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예원은 “생각한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지만, 8강에 진출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틀 연속 36홀 경기를 치르는 만큼 체력 관리를 잘해 목표했던 우승까지 차근차근 나아가겠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최근 3개 대회에서 두 차례나 결승에 진출했으나, 아직 ‘매치 퀸’과는 인연이 없는 이예원은 8강에서 작년 신인왕 유현조를 상대한다. 유현조는 이날 디펜딩 챔피언 박현경을 상대로 2홀 남기고 4홀 차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작년 우승자와 준우승자를 차례로 만나게 됐다. 유현조는 “산 넘어 산”이라고 웃으면서 “이긴다는 생각보다는 최선을 다한다면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제히 치러진 16강전에서 가장 먼저 승전보를 전한 선수는 노승희다. 그는 최민경을 4홀 남기고 6홀 차로 눌렀다. 무려 2시간50분 만에 승부가 결정돼 충분한 휴식을 취한 채 8강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노승희의 8강 상대는 박민지를 1홀 남기고 2홀 차로 꺾고 올라온 성유진이다. 2023년 대회 우승자인 성유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을 이유로 작년 대회에는 불참했다.
‘버디 폭격기’ 고지우는 현세린을 1홀 남기고 3홀 차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공격적인 플레이로 유명한 황유민과 만나게 된 고지우는 “공격적으로 하면 버디를 할 확률이 높아 유리하다”며 “제가 더 잘한다고 생각하면서 자신 있게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유민은 16강전에서 안송이를 1홀 차로 누르고 올라왔다.
3년 전 이 대회에서 우승한 홍정민은 이제영과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해 8강에 올랐다. 그는 준결승행 티켓을 놓고 최은우와 맞대결을 펼친다. 최은우도 3차 연장에서 임희정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춘천=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