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스태그플레이션, 현시점에서 가능성 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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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러 현안에 관해 의견을 밝혔다.

이 총재는 중동 전쟁에 따른 경제 충격과 관련해 "충격이 일시적일 경우에는 정책 시차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조정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는 가능성이 작다"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로 간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2주 뒤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된다면 영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총재는 이번 이란 전쟁이 러·우 전쟁 당시와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러·우 전쟁 당시는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수요가 확대되면서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국면이었다"며 "전쟁 충격이 경기를 둔화시키기보다는 물가를 크게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금리 인상으로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전쟁이 물가뿐 아니라 경기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면서 물가와 경기 간 상충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고환율·추경·주택문제·차기 총재 인사 문제 등 다양한 의제에 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고환율과 관련해서는 외국인 주식 매도가 환율 상승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작년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외국인 주식 매도 액수가 478억달러인데 작년 한 해 전체가 70억달러였다"며 "이란 사태가 안정되면 환율이 빠르게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추경에 대해서는 초과 세수로 조달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방 교육 재정 교부금 4조8000억원이 포함된 것을 지적했다. 이 총재는 "경기 대응을 해야 하는데 초과 세수가 생겼다고 초중고 교육 예산으로 보내는 것이 목적에 합당한가"라고 반문했다.

주택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울 외곽과 수도권 비규제 지역의 상승세를 우려했다. 이 총재는 "주택 가격은 정부 대책 영향으로 오름세가 둔화하고 가격 상승 기대도 낮아졌지만, 서울 외곽과 수도권 비규제 지역에서는 주택 거래가 늘어나고 높은 가격 상승세도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주택 가격 상승이 다른 모든 자산 수익률을 뛰어넘는 구조가 계속되면 자본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해 나쁜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송 차기 총재 후보자의 외화자산 비중이 높다는 지적에는 "국민 정서에는 어긋날지 모른다"면서도 "해외 인재를 모셔 오는 데 외화자산이 있다고 해서 여러 우려를 하는 것은 너무 크게 고려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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