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간의 빈 스토어에서

16 hours ago 1

  • Amazing Binz는 주로 대형 유통사 재고 및 반품 상품으로 진열된 파격가 소매점 형태임
  • 소비자, 리셀러, 이웃 모두가 저렴한 가격과 소비 과잉의 상징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임
  • 반품·역물류 산업의 성장과 COVID-19 팬데믹 이후 공급망 변동성이 이런 매장의 확산을 촉진했음
  • 최근 경쟁 심화, 물류 가격 상승, 한계점 도달 등으로 미국 전국적으로 빈 스토어 붐이 둔화 추세로 전환됨
  • Amazing Binz의 경험은 오늘날 소비 문화, 창업 시장, 지역 사회 변화를 독특하게 비추는 사례임

# Amazing Binz—동네에 상륙한 새로운 빈(bin) 스토어

이 봄, 필라델피아 West Philadelphia 한복판에 오픈한 Amazing Binz는 다양한 반응을 일으키는 신개념 매장이었음. 전에는 빈티지 스토어였던 자리에서 등장한 이 매장은 Walmart, Amazon, Costco, Best Buy 등 대형 리테일러의 로고와 함께 “CRAZY DEALS, AMAZING BINZ”라는 슬로건을 내세움. 매장 내부는 일상의 상품들—할로윈 복장, 이상한 디자인의 아이스 몰드, 임신 테스트기, 다양한 생활용품—로 넘쳐나고, 가격 정책이 주된 특징임. 금요일 재고 입고 직후에는 모든 물품이 $10, 하루씩 지날수록 가격이 $8, $6, $4, $2, $1로 떨어짐. 목요일은 문을 닫고 재고를 새로 들여옴.

# 역물류(reversed logistics)와 상품의 순환

Amazing Binz의 재고는 대기업의 초과 재고와 반품 상품으로 구성됨. 로지스틱스 연구자에 따르면, 상품이 고객에게 도달한 후 마음에 들지 않거나 문제가 있으면 ‘역물류’가 작동함. 현재 전체 상품의 약 17%가 반품되고, 온라인 구매에선 거의 30%에 달함. 초과 상품과 반품 처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TJ Maxx, Nordstrom Rack 등 기존 리퀴데이터 뿐 아니라 린스토어(bin store) 모델이 확대되는 추세임. 기업이 직접 또는 중개 플랫폼(B-Stock 등)을 통해 트럭 단위 상품을 처분하고, 인플루언서들도 언박싱 콘텐츠로 활용함.

매장 운영자 Ahmed는 "여기서 산 물건을 eBay, Amazon, Facebook Market 등에서 다시 판매하면 하루 만에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함. 리셀러와 일반 소비자가 새로운 물류 생태계의 주체가 되는 구조임.

# 금요일: $10—고가 상품을 노리는 날

Amazing Binz는 가격이 가장 높은 금요일 아침부터 줄이 이어지며, 일부는 이미 인스타그램을 통해 상품을 '찜'해놓고 방문함. 타 지역에서 온 손님들도 보이며, Philly 지역의 리퀴데이터 및 린스토어 시장이 활발함을 체감할 수 있음. Colton Carlson 등 업계인은 2018년 10여 곳뿐이던 린스토어가 현재 약 1만 곳까지 늘었다고 분석함. 무작위 초과 재고, 빠른 판매를 유도하는 점진적 가격 인하 모델이 성장의 비결임.

공급망 불안과 코로나19로 소매점이 재고를 대량으로 쌓아두었다가 소비 급감으로 물건이 쏟아져 나온 결과, 최종 소비자 또는 리셀러들이 값싸게 상품을 구입하는 기회가 맞물림.

# 토요일: $8—동네 반응과 공간의 상징성

토요일 농산물 시장이 열리는 날에는 비교적 한산하지만, 여전히 다양한 상품과 손님이 오감. Amazing Binz에 대해 지역 커뮤니티(예: West Willy Facebook 그룹) 반응은 극명하게 갈림. 긍정 의견은 저렴함과 다양한 상품, 부정 의견은 바라보는 소비 문명의 끝자락, 자본주의 말기 상징과 같은 심리적 거리감이 뚜렷함.

매장 위치는 대형 물류 공간이 아닌, 동네의 오래된 스트리트에 자리함. Ahmed는 카페나 디저트 가게로 오픈하려다가 임대료·허가 등의 문제로 소규모 린스토어를 택함. 지역의 다양한 계층과 성향의 손님이 섞이고, 저마다 이유로 발길을 함.

# 일요일: $6—가격 구조와 리셀 비즈니스

Amazing Binz의 인스타그램 담당 Omran이 “I know daht’s right” 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손님 인터뷰를 촬영함. 직접 창고와 거래해 물건을 들여오며, 트럭 한 대당 수천 개 상품이 평균 $16,000에 납품됨(개당 평균 $2 수준 유지 목표). 대부분 린스토어는 고가 상품을 별도 VIP 섹션에 판매하지만, Amazing Binz는 주요 상품도 일반 가격에 내놓아 더 많은 손님 유입을 유도함.

가격이 낮아질수록 남아있는 상품은 점점 수요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남. 한편, 남는 것들의 양과 종류를 목격하면서 집단적인 과소비 문제를 직접 경험하는 일종의 “예술 작품”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함.

# 월요일: $4—변화의 조짐과 한계점

비가 많이 오는 한 주, Amazing Binz는 한산한 분위기임. 재고 중 일부 정치색이 강한 상품(예: 트럼프 깃발, MAGA 등)이 발견되면 직원이 바로 수거·처분함. 소형 매장은 대형 매장에 비해 재고 순환, 비용 구조, 불확실성에 더 민감한 구조임.

Colton Carlson 등 일부 선구자조차 수익성 저하, 상품 질 하락, 재고 비용 상승 등으로 빈 스토어 운영을 철수하고 다른 형태의 리셀 비즈니스로 전환 중임. 전국적으로 일부 린스토어가 폐점 또는 파산하는 등 시장 과열→정체 분위기가 감지됨. 단, 향후 경제 변동(관세, 초과 재고 등)이 또 다른 재기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는 전망함.

# 화요일: $2—고갈과 생존의 고민

매장 운영자 Ahmed는 최근 가격 인상 압박, 이익 감소로 지속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음. 물품을 공급받기 위한 단가도 오르고, 몇 달 내에 전체 비즈니스 리뉴얼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힘. 방치된 상품은 종종 소셜 미디어 알고리듬에 따라 만들어지고 유통되며, 결국 시장에서 필요 없어지면 Amazing Binz와 같은 린스토어로 흘러들음. 창업자, 물류업체, 기자, 이용자는 모두 디지털·물리 유통의 말단에서 역할을 수행하게 됨.

# 수요일: $1—최종 단계와 존재의 의미

가격이 $1까지 떨어진 수요일 밤, Amazing Binz엔 다시 북적임이 돌아옴. 남아있는 상품들은 대부분 필요하지 않은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은 습관적으로 구매함. Amazing Binz는 단순히 저렴하거나 재미있는 매장을 넘어, 오늘날 산업·유통·소비 구조가 만들어낸 최후의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함.

매일 새로 진입하는 상품들과 사라지는 품목들—누적된 상품 층 아래, 이 모든 것이 결국 landfill 또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남을 미래를 암시함. Amazing Binz의 경험은 소비 문화, 창업 환경, 지역 커뮤니티 변화, 역물류 등이 집약된 현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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