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 “AI 시대에도 협업 도구 플로우는 쉬움의 미학 담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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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aS) 산업 전체를 흔들고 있다. 반복 업무를 AI가 대신하면서 생산성 혁신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협업 도구의 역할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AI 시대에 살아남을 SaaS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감돌 정도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협업 도구 플로우(flow)를 운영하는 마드라스체크가 2025년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AI 전환기 한복판에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증명한 셈이다.

초창기 협업 도구는 기업 문화를 바꾸는 데 일조했다. 이메일로 주고받던 업무 지시가 채팅방으로 옮겨왔고, 파워포인트에 가득 찼던 주간 보고서 대신 실시간 댓글 하나로 피드백이 오가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그런데 변화의 바람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불었다. 팬데믹 기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되면서부터다.

AI가 협업 도구 안으로 스며들면서 본연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중이다. 자동으로 회의록을 정리해주고, 흩어진 업무 데이터를 모아 보고서를 만든다. AI 도입 경쟁도 치열하다. 시장에 이름을 올린 협업 도구 대부분이 AI 기술을 녹여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반면, 차별점이 없는 협업 도구들은 지속 성장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 / 출처=IT동아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 / 출처=IT동아

하지만, 마드라스체크는 2025년 수주·계약 기준 매출 210억 원을 달성하고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시장에 두각을 드러냈다. 지속 성장의 길을 걸어온 협업 도구 플로우는 어떤 매력으로 시장을 사로잡은 것일까?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플로우의 성장 배경에는 ‘고객’이 있다

“IT 또는 소프트웨어 분야 종사자들은 나름의 방식과 기준이 있습니다. 자기 철학대로 제품을 만들고 싶어 하죠. 그런데 마드라스체크는 그 고집을 내려놓기로 했어요. 고객이 원하는 방식대로 서비스하는 것, 그 마인드가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학준 대표는 치열한 협업 도구 경쟁 속에서 플로우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를 ‘고객 중심’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했다. 기업 맞춤형 개발과 구축형(온프레미스) 서비스를 병행한 것이 차별화 요소다. 과감한 결단이 플로우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된 셈이다.

고객 중심으로 접근해 지속 성장을 이뤄낸 플로우 / 출처=마드라스체크

고객 중심으로 접근해 지속 성장을 이뤄낸 플로우 / 출처=마드라스체크

대기업과 공공 시장을 일찌감치 공략한 것이 플로우의 전환점이 됐다. 대기업, 금융기관, 방산 기업, 공공기관 등은 여전히 구축형을 선호한다. 데이터 주권을 스스로 확보하려는 이유에서다. 외부 SaaS에 데이터를 올리는 것 자체를 꺼리는 조직이나 기존 ERP(전사적 자원관리)·그룹웨어와 긴밀히 연동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SaaS 방식의 협업 도구가 파고들 여지가 좁을 수밖에 없다.

플로우는 구축형 시장을 외면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업 환경에 맞춘 최적화 작업까지 도맡았다. 이 과정이 마드라스체크에 두 가지 자산을 쌓아줬다. 첫 번째는 레퍼런스(도입 사례)다. 대기업이 쓴다는 사실 자체가 기업 대상(B2B)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브랜드가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기술력이다. 다양한 규모의 기업을 대상으로 플로우를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내공을 쌓은 것이다. 권한 관리, 대용량 트래픽 처리, 대규모 데이터 운용 등 모든 것을 실전에서 부딪히고 해결하면서 쌓은 경험이 지금 플로우의 차별화 요소가 됐다.

정보기술의 발전과 함께 협업 도구의 형태도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1990년대 PC 웹 브라우저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거쳐, 스마트폰 보급 이후에는 모바일 환경에서 소셜 미디어 피드나 채팅 형태로 소통하는 방식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인공지능 시대 협업 도구의 모습은?

AI가 자연스러운 시대, 플로우도 AI를 품고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이다. 경영 최일선에 선 이학준 대표는 AI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그는 AI 도입 이후 자신의 업무 방식이 180도 바뀌었다고 말한다.

이학준 대표의 하루는 자동차 안에서 AI와 대화를 나누며 시작된다. 출근길에 조직 개편 방향, 글로벌 성공 사례, 예상되는 위험 요소 등을 묻고 고민을 나누는 형태다. 대화의 끝자락에 보고서를 작성해 달라 요청하면, 회사 PC를 켰을 때 이미 완성된 문서가 기다린다.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할 때도 AI를 거쳐 자신의 생각을 더 명확하게 가다듬는다. 불명확한 지시로 생기는 조직의 혼란을 막고, 직원들이 맥락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위임해야만 했던 실무 영역도 이학준 대표가 직접 챙기게 되면서, 업무 해상도 자체가 높아진 셈이다.

AI 시대,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이학준 대표는 인공지능 시대에는 ‘인터페이스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 내다봤다. 시스템의 외형은 유지될지 몰라도 그 내면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똑똑해진다는 이야기다.

“사용자가 업무를 놓치고 있으면 일깨워 주고, 과거의 대화 맥락을 짚어내 적절한 조언을 건넵니다. 외부인과 미팅을 앞뒀다면 상대방의 최근 기사나 관심사까지 미리 요약해 대화 주제를 던져주는 센스까지 발휘하는 비서. 그것이 바로 플로우가 구현하고자 하는 똑똑한 에이전트의 모습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업무를 주고받으며 협력한다는 본질은 결코 변하지 않겠지만, 일하는 방식 자체는 인공지능을 빌려 훨씬 유려하게 탈바꿈할 겁니다.”

AI 시대가 되어도 플로우는 모든 업무 데이터와 유기적으로 연결, 사용자에게 도움을 주는 유능한 비서로 발전하는 게 목표다 / 출처=마드라스체크

AI 시대가 되어도 플로우는 모든 업무 데이터와 유기적으로 연결, 사용자에게 도움을 주는 유능한 비서로 발전하는 게 목표다 / 출처=마드라스체크

그래도 AI는 인간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게 이학준 대표의 생각이다. 만남 전에 정보를 파악하고 가면 대화의 질이 달라지듯, AI는 사람이 더 잘 만나고 더 잘 결정하도록 돕는 조력자라는 관점이다.

미래의 플로우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까? 이학준 대표는 ‘유능한 비서’에 비유했다. 결정권자가 출장을 떠나면 비서진이 곁을 지키며 지시 사항을 기록하고, 각 부처에 업무를 배분한다. 업무 진행 상황과 문제점을 요약해 적재적소에 보고하기도 한다. 협업 도구 역시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형태로 진화할 전망이다. 직원들이 시스템 안에 남기는 무수한 음성 회의록, 채팅, 업무 지시, 피드백을 플로우가 전부 기억하고 추적해 정리해 주는 것이다.

AI의 개입이 늘어나면서 협업이라 부르는 행위의 주체와 범위도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까지 협업 도구의 연결망은 철저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에 국한됐다. 머지않아 사람과 에이전트, 에이전트와 에이전트, 나아가 사람과 로봇 간의 협업으로 그 단위가 무한히 확장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학준 대표는 “플로우라는 플랫폼 안에 사람뿐만 아니라 데이터, AI, 로봇 등 다양한 객체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작동하는 시대가 도래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다층적인 협업 생태계를 원활하게 구축하려면 새로운 소통 방식이 필요하다. 사람이 읽고 해석하기 편한 문서는 잘 정리된 표와 핵심 요약이 담긴 형태지만, AI가 이해하기 쉬운 데이터 형식은 마크다운이나 데이터베이스 추출 구조다. 둘의 지향점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AI와 사람이 각자 이해 가능한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유연하게 제공하는 일이야말로 향후 협업 도구 플랫폼이 풀어야 할 과제다. 이학준 대표는 “사람과 기계 사이의 소통 장벽을 허문다면 미래 시장을 선점할 자격을 얻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쉬움의 가치 앞세워 성장 가속화할 것

플로우는 대기업과 공공기관 외에 중소기업(SMB) 사용 비중도 높다. 대기업을 상대로 닦아놓은 탄탄한 기술력과 레퍼런스를 앞세워 중소기업 시장 확대에 힘쓴 결과다. 모든 기업이 협업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는 듯 보이지만, 아직도 개인용 메신저나 이메일에 의존해 주먹구구식으로 일하는 중소기업이 태반인 점을 따져보면 두드러진 성과다.

기술이 발전해도 플로우는 쉬움의 가치를 유지할 방침이다 / 출처=마드라스체크

기술이 발전해도 플로우는 쉬움의 가치를 유지할 방침이다 / 출처=마드라스체크

이학준 대표는 플로우의 핵심 가치로 ‘쉬움’을 꼽았다. 복잡한 편집 도구 대신 직관적인 영상 도구를 선호하듯, 강력한 기능을 계속 추가하더라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의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플로우의 철학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협업이라는 행위의 본질은 국가를 불문하고 같기에 제품의 기본 구조를 지역별로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학준 대표는 판매 전략과 마케팅 현지화로 글로벌 시장에 다가갈 방침이다. 각 국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문서 스타일, 자주 찾는 커뮤니티, 업무 문화 등을 철저히 분석하고 맞춤형으로 접근하는 전략으로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 / 출처=IT동아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 / 출처=IT동아

마드라스체크는 2026년 매출 300억 원 달성과 글로벌 AI 협업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내걸었다. AI 중심 제품 고도화에 재원을 적극 재투자하고 IPO(기업공개) 준비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동시에 기술 혁신 주기가 짧아진 환경 속에서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조직 구축에도 집중한다. 구성원들이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실험하고, 업종별 고객 요구사항을 포착해 플로우 플랫폼 위에서 신속히 확장해 나가는 것이 그가 구상하는 기업 운영 방정식이다.

이학준 대표는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SaaS 기업들이 AI로 인해 대부분 대체될 것이라는 내용인데요. 실제 AI 때문에 어려워질 SaaS 기업들이 증가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그렇기에 플로우는 당연히 쓰는 도구가 아니라, 조직의 문화를 바꾸고 일의 품격을 높여주는 믿고 쓰는 협업 도구 브랜드로 거듭나도록 힘쓰겠습니다”라고 말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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