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신생아 사망률, 목포-양산이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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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의료원, 권역별 사망현황 분석
저출산속 분만 인프라 붕괴된 탓… 분만 의료기관 6년간 23.4% 감소
“분만 취약지, 고위험 산모 지원… 핫라인 등 진료 네트워크 시급”

전남 목포시와 신안군이 전국에서 고위험 산모 사망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남 양산시와 대구·경북 지역은 신생아 사망률이 높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 상당수는 출생아 감소, 필수 의료 기피 등으로 산부인과를 비롯한 분만 인프라가 붕괴된 지역이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모자의료센터 접근성과 모자보건의료 지표와의 연관성’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31개 진료권 중 목포권(목포시, 신안군)의 ‘임산부 사망률’(출생아 10만 명당 임산부 사망자)은 34.08명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전국 평균(10.33명)의 3배 이상이다. 목포권은 출생아 1000명당 28주 이상 태아∼생후 7일 미만 신생아 사망자를 뜻하는 ‘출생전후기 사망률’도 3.5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다.

국립중앙의료원 연구진은 2018∼2022년 권역별 임산부와 신생아 등 사망 현황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가임기 여성 인구, 의료서비스 자체 충족률, 지역 간 이동 거리 등을 고려해 전국을 31개 모자 의료 진료권으로 분류했다.

양산시는 신생아 사망률(출생아 1000명당 생후 1개월 내 사망자)이 2.27명으로 가장 높았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젊은 인구가 유입되고 있지만, 분만 병원이 부족하고 조산아 치료 등 배후진료 역량이 그에 못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어 대구권(대구시, 경북 김천시, 경남 합천군 등 16곳) 2.19명, 포항권(포항시, 경주시 등 5곳) 1.89명 순이었다. 전국 평균은 1.45명이다. 경북은 상급종합병원이 대구에 집중돼 있어 환자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표적 의료 취약지다.

의료계에선 저출산으로 분만 기관 수익성이 떨어지고 의료사고 책임 우려 등 산부인과 기피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분만 취약지가 많아졌다고 지적한다. 전국 분만 의료기관은 2018년 555곳에서 지난해 425곳으로 6년간 23.4% 감소했다. 수도권인 경기도는 같은 기간 분만 기관이 123곳에서 88곳으로 28.5% 줄었고, 전남은 6년간 3곳이 줄어 도내 분만 기관이 13곳뿐이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고령화되면서 고위험 산모를 볼 수 있는 의사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산부인과 전문의 평균 연령은 54.4세에 이른다.

이는 산부인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산아를 치료할 배후진료가 무너지면 출산할 병원을 찾지 못해 산모와 태아 모두 위험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인근에 대형병원이 있어도 소아 진료가 안 되면 개원한 산부인과도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분만 취약지 고위험 산모를 조기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구진은 “분만 인구가 적은 진료권은 신규 의료기관 진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핫라인 구축 등 진료 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최안나 강릉의료원장은 “임신 진단과 출산 바우처 등록 등 임신 초기 단계부터 의료기관과 지자체가 각 산모를 집중 지원해야 한다. 현재는 보건복지부 내에서도 관련 사업이 분절돼 있어 고위험 산모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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