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생산기지이자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인 중화권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자본시장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자본中심' 은 중국과 중화권 자본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상하이·선전의 본토 시장부터 홍콩의 달러 유동성 창구, 대만의 반도체 밸류체인까지 중화권을 관통하는 자금의 흐름을 짚고,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 중화권 시장의 현재 온도와 방향을 담습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한때 업계 내 마지막 우량주로 불리던 완커마저 만기 채권 상환 연장에 나서면서 위기의 무게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개발사의 과도한 차입을 억제하겠다며 도입한 '3대 레드라인' 규제가 시장 과열을 식히는 대신 개발사들의 차환 여력을 떨어뜨렸고, 이후 누적된 자금 경색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국은 올해 들어 사실상 이 규제를 접는 방향으로 돌아섰지만, 주택 판매 부진과 금융권의 보수적 태도가 겹치며 시장 신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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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AFPBB |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Vanke)는 17일 채권자 회의를 열고 이달 23일 만기인 20억위안(약 4333억원) 규모 위안화 채권 보유자들에게 원금 40%를 먼저 상환하고 나머지는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완커가 올해 안에 갚아야 할 만기 도래 채권은 총 147억위안(3조 1851억원)이며, 이 가운데 4월부터 7월까지 집중된 물량만 113억위안(2조 4484억원)에 달한다. 앞서 완커는 올해 1월에도 일부 위안화 채권 상환 일정을 늦추는 방안에 대해 채권단 동의를 얻은 바 있다.
완커는 중국 대표 주택 개발업체 가운데 하나로, 한때 중국 민간 부동산 기업들의 잇단 유동성 위기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재무 건전성이 양호한 회사로 분류돼 왔다. 선진 메트로라는 국유 기업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데다, 브랜드 인지도와 전국 사업 기반도 갖추고 있어 민간 개발사들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비교적 안전한 업체로 평가받아 왔다. 시장에서 완커를 부동산 업계의 '마지막 방어선'처럼 봐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런 완커의 재무가 급격히 악화된 것은 업계 전반의 위기가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완커는 지난해에만 한화 약 20조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말 기준 1년 내 만기 차입금과 기타 차입, 채권 원금은 34조원까지 치솟았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조원 수준에 머물렀다. 판매 부진과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면서 계약판매는 1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11월에는 처음으로 채권 상환 연장을 요청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완커까지 무너뜨린 중국 부동산 위기의 뿌리에는 '3대 레드라인'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3대 레드라인'은 부동산 개발사의 자산 대비 부채, 순부채, 단기부채 대비 현금 비율 등을 기준으로 신규 차입을 제한한 규제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 부동산 경기 과열과 과도한 레버리지를 억제하겠다는 취지로 이 장치를 도입했지만, 이후 업계 전반의 자금줄이 급격히 좁아지면서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했다. 헝다(에버그란데)와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대형 개발사들의 채무불이행이 잇따랐고, 공사 중단과 미완공 주택 문제도 확산했다. 과거 중국 최대 개발사였던 헝다는 지난해 8월 홍콩증시에서 상장폐지 됐고, 중국 10대 기업으로 군림했던 비구이위안마저 현재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 부동산 위기의 후폭풍이 한국 자금과도 완전히 무관한 일은 아니었다. 완커와 헝다, 비구이위안 같은 중국 대형 개발사들은 부동산 호황기때는 국내 투자기관들의 포트폴리오에도 담긴 종목들이기도 하다. 앞서 국민연금은 수년전 비구이위안, 헝다 주식을, 지난 2024년까지 완커주식을 보유하기도 ?으며, 한국투자신탁도 지난해까지 만기인 완커 달러채를 보유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3년 기준으로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 익스포저를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위기의 파장이 중국 바깥 자금시장으로도 번진 만큼, 중국 당국도 결국 올해 들어 이 규제를 사실상 접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올해 1월 당국은 사실상 해당 정책 종료를 선언했고, 화이트리스트 금융지원과 대출 만기 연장, 주택 구매 제한 완화 등 각종 부양책이 잇따랐다. 선전시는 급기야 완커를 살리기 위한 800억위안(17조원) 규모 패키지 지원안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정책 기조가 바뀌었다고 해서 시장의 자금 흐름까지 빠르게 되살아난 것은 아니다. 개발사들에 대한 금융기관의 태도는 여전히 보수적이고, 차환 부담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개발투자는 전년 대비 17.2% 감소했고, 지난달 기준 중국의 신규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2%, 일년전에 비해서는 3.4% 하락한채 머물고 있다.
한때 중국 부동산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 안팎을 떠받칠 정도로 비대해졌지만, 선분양과 차입에 기대 팽창한 구조는 수요가 꺾이자 빠르게 한계를 드러냈다. 과열을 잡겠다며 꺼내든 규제는 시간이 지나 업계 전반의 유동성을 말리는 부메랑이 됐고, 당국도 이제는 부채 억제보다 시장 연착륙에 더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헝다가 무너진 뒤에도 완커만큼은 버틸 수 있다는 기대가 남아 있었지만, 그 완커마저 상환 연장에 나선 모습은 중국 부동산 시장이 아직 위기의 출구를 찾지 못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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