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까지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비에 젖는 것을 막기 위해 신는 장화가 오히려 집중 호우 상황일 때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물이 찼을 때 움직이기 불편한 장화 대신 운동화 착용을 권했다.
18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NHK가 배포한 ‘집중호우 시 대피요령 포스터’가 공유되고 있다.
‘걸어서 대피할 때 지켜야 할 사항’이라는 제목의 포스터는 장화를 신지 말 것, 침수된 지역에는 들어가지 말 것, 대피할 땐 혼자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이동할 것 등의 행동 수칙이 담겨 있다. 특히 장화는 물이 차면 몸이 무거워지고 움직임을 방해할 수 있는 만큼 끈 있는 운동화(스니커즈)가 대피용으로 더 적합하다고 나와 있다.
장화는 갑작스럽게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선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7월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부상 방지를 위해 긴 팔·긴 바지와 운동화를 착용하라”며 “물이 들어가면 (몸이) 무거워져 움직이기 어려워지는 장화나 벗겨지기 쉬운 샌들·미끄러운 신발 등은 피하고 우산 대신 우비를 착용하라”고 권했다.
이어 “어른의 무릎 정도(약 50㎝)의 높이를 넘으면 수압의 영향으로 걷기 어려워질 수 있어 깊은 물은 피해야 한다”며 “흐름이 생긴 물은 얕아도 유속에 휩쓸려 넘어질 수 있어 들어가면 안 된다”고 했다.
일본 닛테레뉴스도 지난해 8월 전문 방재사의 설명을 인용해 “침수·범람 시에는 장화를 신지 않는 것이 좋다”며 “평상시 비가 올 때는 문제가 없지만 장화가 잠길 정도로 침수된 경우, 위쪽 틈으로 물이 들어와 걷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장화 자체가 무거워져 다리가 쉽게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에는 물속에서도 벗겨지지 않게 끈으로 단단히 묶을 수 있는 스니커즈를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부터 내린 폭우로 전국 곳곳에선 주택·차량 침수는 물론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200년 만에 한 번 내릴만한 극한 호우로 대전·세종·충남 지역에선 도로와 주택이 침수돼 3명이 숨지기도 했다.
또 광주·전남도 갑작스럽게 빗물이 불어나 차량과 운전자가 고립됐다. 이밖에도 지하철 역사가 잠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대구·경북은 최대 14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며 차량이 침수되거나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는오는 19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8~19일엔 광주·전남·부산·울산·경남에 100~200㎜(전남·남해안·지리산·부산·울산·경남 최대 300㎜ 이상) 비가 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