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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지난 4월 22일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김진수 기자)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항고심을 앞두고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핵심 특성인 ‘연속공정’이 어디까지 보호 대상에 포함될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인천제1민사부는 5일 오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사 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쟁의행위금지가처분 소송 항고심의 첫 심문기일을 연다.
이번 재판은 지난 4월 23일 법원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린 가처분 사건의 항고심이다. 당시 법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특성을 감안해 노조가 쟁의행위 기간 중 일부 필수 작업에 대해서는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에 규정된 ‘원료 또는 제품의 변질·부패 방지를 위한 작업’, 이른바 보안작업 개념이 바이오 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바이오의약품 생산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배양 공정 등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두고 우려가 이어졌다.
강승훈 인하대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는 지난달 15일 주주행동연구원 주최로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 “공정 도중 관리가 중단되거나 적절한 제어가 이뤄지지 않으면 저품질 바이오의약품이 생산될 수 있다”며 “현재의 품질관리 체계나 분석법으로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미래에는 예상치 못한 품질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살아있는 세포를 다루는 공정인 만큼 정해진 절차와 시간에 따라 정밀하게 관리돼야 한다”며 “1심 가처분 결정에서 바이오 산업의 공정 특성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회사의 항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항고심에서 가처분 일부 인용 결정과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오의약품 생산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공정도 24시간 연속 가동된다. 법원은 최근 반도체 공정에 대해 파업 중에도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의 관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가처분 결정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태도를 보인 점도 항고심의 변수로 꼽힌다.
앞서 삼성전자가 제기한 쟁의행위금지가처분 사건에서 법원이 연속공정의 특수성을 인정한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마찬가지로 파업 위기를 겪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 공정과 관련해 쟁의행위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당시 법원은 “반도체 제조 공정은 24시간 연속 운전을 전제로 설계된 것”이며 “일시적 가동 중단조차 수율 저하, 웨이퍼 손실 등 막대한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보안작업은 파업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결정했다. 특히 ‘정상적 운영’의 의미에 대해 “쟁의행위 전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 시간 및 규모, 주의 의무로 유지·운영하는 것”이라고 적시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처분 결정 이후 나온 반도체 관련 판단인 만큼 고등법원이 이를 참고할 가능성이 있다”며 “법원이 파업으로 인한 산업적 피해 가능성을 감안해 회사의 사업수행권을 보다 폭넓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판단 흐름을 잡아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일부 쟁의행위가 금지된 공정에 대해서도 전면 파업을 강행한 점 역시 항고심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법원은 가처분 결정을 통해 쟁의행위가 금지된 작업에 대해서는 노조가 조합원에게 작업 중단을 지시하거나 관련 지침을 배포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했다. 그러나 노조는 해당 공정 근무자들도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취지의 지침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법원은 향후 노조가 가처분 결정 내용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당 회사에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결정까지 내린 상태다.
법조계 관계자는 “노조가 가처분 결정을 준수하겠다고 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아 결국 간접강제 결정까지 이어진 상황”이라며 “신의성실의 원칙이 훼손됐다고 볼 여지가 있는 만큼 법원도 이번 항고심을 보다 신중하게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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