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이 오물에 오염돼 구더기가 생기고, 욕창으로 피부 괴사까지 진행된 아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전 육군 부사관이 항소심에서도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김용석 부장판사)는 2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전 육군 부사관 A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A씨 측은 항소이유서를 통해 무죄를 주장했다.
A씨 측은 “피해자가 ‘스스로 일어날 테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고, 평소에도 항상 이불을 덮고 있어 건강 상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배우자를 지속적으로 보호해왔으며 적극적으로 위해를 가한 사실도 없는 만큼 1심 형량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항변했다.
반면 검찰은 “피해자가 겪은 극심한 고통을 고려해야 하고, 피고인이 현재까지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1심 형이 오히려 가볍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1심에서와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5일 한 차례 더 공판을 열어 피해자 유족 등의 진술을 들은 뒤 가능하면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거동이 어려워진 아내를 약 3개월 동안 제대로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A씨의 아내는 전신이 오물에 오염된 채 감염과 욕창이 악화돼 피부 괴사까지 진행됐지만 적절한 치료나 보호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11월 17일 “아내의 의식이 혼미하다”며 119에 신고했고, 아내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다음 날 숨졌다. 이후 병원 측이 방임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긴급체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아내에게 구조나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1심을 맡은 군사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아내를 부양하는 부담 때문에 의도적으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방치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인정된다고 봤다. 이에 지난달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1심 선고 이후 A씨는 전역해 현재는 민간인 신분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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