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생물학적 노화’ 더 빨라…조기 암 원인? [노화설계]

4 hours ago 6

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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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흔히 노화와 함께 발생하는 질환으로 여겨져 왔다. 나이가 들수록 세포 손상이 축적되고, 이로 인해 종양이 생길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통념에 의문을 던지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젊은 성인에서 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세대가 바뀔수록 이전 세대보다 더 어린 나이에 암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이 이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시했다.

최근 세대일수록 같은 나이에서도 몸이 더 빨리 늙고 있으며, 이러한 생물학적 노화 가속이 55세 이하에서 진단되는 ‘조기 발병 암’ 증가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다만 젊은 세대의 생물학적 노화가 더 빠른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현재 환경, 생활 습관, 사회적 변화가 생물학적 노화를 어떻게 촉진하는지 규명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생물학적 노화다. 이는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하는 주민등록상 나이가 아니라 우리 몸이 실제로 얼마나 늙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연구진은 생물학적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를 ‘나이 격차(age gap)’라고 정의했다.분석 결과 이 격차가 클수록 암 위험이 높아졌다.

특히 최근 출생 세대일수록 이러한 나이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경향이 전 세계적인 조기 발병 암 증가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몸 전체의 노화뿐 아니라 장기별 노화도 분석했다.
그 결과 특정 장기의 생물학적 노화가 빠를수록 특정 암 위험도 함께 증가했다.

예를 들어 면역계의 생물학적 지표가 실제 나이보다 늙게 측정된 사람은 조기 폐암 위험이 높았다. 지방 조직이 더 빨리 늙은 사람은 조기 대장암 위험 증가와 연결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장기별 노화 패턴이 향후 암 발생 원인을 이해하고 예방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22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15만4169명과 미국 ‘All of Us Research Program’에 참여한 1만262명의 혈액 생체 표지자를 분석했다.

몸 전체의 생물학적 노화 정도는 혈액 내 알부민, 크레아티닌 등 9가지 혈액 생화학 지표를 이용해 평가했다. 면역계, 지방조직 등 각 장기의 노화는 혈액 속 단백질(프로테옴) 정보를 이용해 추정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 결과 영국 코호트에서는 1965~1974년 출생자의 생물학적 노화 수준이 1950~1954년 출생자보다 같은 나이에서 더 높았다.미국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1990~1999년 출생자는 1965~1969년 출생자보다 같은 나이에 생물학적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됐다.

이처럼 생물학적 노화가 빠른 사람은 폐암·위장관암처럼 덩어리를 만드는 암, 즉 고형암 위험이 8% 더 높았다. 특히 폐암, 위장관암, 자궁암에서 위험 증가가 두드러졌다.

참가자를 생물학적 노화 정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눴을 때 가장 빨리 늙은 그룹은 가장 더디게 늙은 그룹보다 조기 발병 암 위험이 15%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암의 유전적 위험성과 노화 관련 유전적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유지됐다.

이는 단순히 유전자 때문이 아니라 환경과 생활 습관 등 후천적 요인이 생물학적 노화를 촉진해 암 위험을 높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실제 나이에 비해 생물학적 노화가 얼마나 빠른지를 파악하면 아직 건강한 젊은 성인 가운데 암 위험이 높은 사람을 미리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향후 환경, 생활 습관, 사회적 변화가 어떻게 생물학적 노화를 촉진하고 조기 발병 암 위험을 높이는지 규명해 질병이 생긴 뒤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이 높은 사람을 미리 찾아 예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038/s41591-026-04448-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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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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