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나른한 오후 졸음을 쫓을 목적이라면 취침 약 9시간 전까지 마지막 커피를 마셔야 총 수면 시간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호주 가톨릭대학교 연구진이 수면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Sleep Medicine Reviews’에 2023년 발표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에 따르면, 카페인 섭취 시점이 늦어질수록 총 수면 시간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부터 말하면 밤 10시에 잠자리에 든다면 마지막 커피는 오후 1시 무렵, 밤 11시라면 오후 2시 무렵까지 마시는 것이 총 수면 시간 감소를 막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연구진은 2021년 6월까지 발표된 18~65세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 교차설계 연구 24편을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카페인의 마지막 섭취 시점과 최종 카페인 용량은 총 수면 시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카페인 섭취가 이후 야간 수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구체적으로 카페인을 섭취하면 총 수면 시간이 평균 45분 감소했고, 잠드는 게 걸리는 시간은 9분 늘어났으며, 잠든 뒤 본인은 기억하지 못하는 미세한 각성 시간을 포함한 깨어 있는 시간도 12분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수면 효율은 7% 감소했다.수면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카페인을 섭취한 경우 얕은 수면의 지속 시간은 평균 6.1분 늘고 몸과 뇌 회복에 중요한 깊은 수면(서파수면)의 지속 시간은 11.4분 줄었다.
마지막으로 섭취한 카페인의 양과 섭취 시점은 총 수면 시간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페인을 고용량으로 섭취할수록, 그리고 취침 시간 가까이 섭취할수록 총 수면 시간이 줄어드는 폭도 점점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는 카페인의 용량과 섭취 시점이 이후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함으로써, 취침 전 카페인 섭취를 언제까지 마쳐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총 수면 시간 감소를 피하려면 일반적인 커피 한 잔(250㎖·카페인 약 107㎎)을 취침 8.8시간 전까지 섭취해야 한다.
흥미로운 점은 홍차다. 홍차 한 잔(250㎖당 일반적인 카페인 함량 47㎎)은 취침 전 어느 시점에 마셔도 총 수면 시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지 않았다. 다만 이는 총 수면 시간을 기준으로 한 결과로, 다른 수면 지표에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카페인 섭취는 총 수면 시간, 수면 개시 시간, 수면 후 깨어 있는 시간, 수면 효율 및 수면 구조를 저해한다”며 “총 수면 시간 감소는 최종 카페인 섭취량과 취침 시간 대비 섭취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고 결론 지었다.
미국 예일대학교 소아수면센터 소장이자 수면의학 전문의인 크레이그 캐너패리 박사는 2025년 NBC TODAY.com과 인터뷰에서 “정오(낮 12) 이후에는 카페인(일반 커피)을 마시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잠자리에 들기 전 10~12시간 전에 카페인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 꽤 안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그는 사람에 따라 카페인의 영향이 최대 12시간 지속될 수 있다며 예민한 편이라면 마지막 커피를 좀 더 일찍 끝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카페인 분해 속도는 유전적 요인과 흡연 여부, 임신, 복용 중인 약물 등에 따라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같은 양의 커피를 마셔도 수면에 미치는 영향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016/j.smrv.2023.10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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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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