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담임목사
“사고-판단 느려지고 고정관념 갇혀
은퇴, 사회 위해 더 낫지 않을까요?”
지난달 26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서 만난 지형은 담임목사(66)는 정년(2030년 1월)보다 3년 반이나 먼저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국내 주요 대형 교단의 목사 정년은 70∼75세. 하지만 고령화 등 여러 이유로 정년 연장을 추진하는 교단이 늘고 있다. 지 목사는 이런 분위기와는 반대로 내년 6월 은퇴하겠다고 지난달 초 선언했다. 국내 대형 교회 담임목사가 조기 은퇴를 선언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정년(70세)까지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만….“목회자의 정년 연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꼭 맞다고 할 순 없는 문제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목사 정년이 70세에서 더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담임목사의 고령화와 교회 사역 노화는 피할 수 없이 연결되니까요.”
―고령화는 사회적 추세 아닌지요.
“사회적으로 정년 연장이 필요한 곳도 있습니다. 단지 담임목사는 어떤 면에서 최고경영자(CEO) 같은 자리인데 저도 60대 후반이 되면서 사고와 판단, 행동이 느려지더군요. 자기 경험에 매여 고정관념에 갇히기도 하고요. 젊은이들이 가져온 아이디어에 제 생각을 두세 가지 넣으려다 흠칫한 적도 있으니까요.” ―경륜 있는 어른의 조언도 필요하지 않습니까.“전적으로 청년들에게 맡긴 일에 제 생각을 말하면, 자신들의 시각과 생각으로 소신껏 해보려는 구상에 영향을 주고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지요. 더군다나 그 일은 청년 프로젝트였거든요. 70을 바라보는 제가…. 그래서 더는 말하지 않고 응원한다고만 했습니다.”
―그리 탐탁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하하하, 없는 건 아니지요. 제가 교단이 정한 정년 규정을 파괴한다는데…. 목사도 사람인데, 오래 하고 싶은 건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저도 목회자 구하기가 어려운 지방이나 미자립 교회 같은 곳은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요. 일률적으로 말할 사안은 아닙니다.”
―조기 은퇴 이유를 굉장히 자세하게, 공개적으로 밝히셨더군요.“목사에게는 은퇴도 중요한 공적인 목회 행위입니다. 말년 병장처럼 설렁설렁 대충 하다가 가면 되겠습니까. 그래서 그동안 했던 일도 대부분 마무리했고, 맡았던 외부 자리도 꼭 필요한 몇 개만 빼고 물러났습니다. 교회 담임목사 자격으로 맡았던 자리라 계속 이어간다고 해도 그것은 새로 오는 사람이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봐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일단락을 지어 주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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