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핀테크 스토리]주목할만한 RWA 토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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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겸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겸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

RWA(Real World Assets) 토큰화란 채권, 부동산, 음악, 미술품 등 현실 세계의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상에서 토큰화하는 걸 말한다. 실물 자산에 유동성을 준다는 점에선 자산유동화와 같지만, 기존 금융 시스템이 아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단 점에서 구별된다. 자산 성격에 따라 ST(Security Token)라 불리는 증권형(주식형·채권형), 부동산형, 상품형(금·미술품·음악 등), 예금형 RWA 등과, 토큰화 목적에 따라 수익 지급형, 담보형(예 : 디파이 대출의 담보) RWA 등으로 구분된다.

이런 RWA 토큰 시장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2025년 5월 현재 시장 규모는 600억 달러(87조 원 추정, 스테이블코인 제외)로 지난 5년간(2020~2024년) 연간 53%의 급성장세다. 그중에서도 미 국채가 중심인 채권형이 연평균 60% 이상씩 빠르게 늘어나, 250억 달러, 총 RWA 토큰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은 부동산형, 주식형, 상품형의 순으로 각기 120억 달러(20%), 80억 달러(13%), 45억 달러(7.5%)로 2, 3,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급성장세 배경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첫째, 블록체인 기술혁신으로 온체인 자산 운용시장의 확장성이 커진 점을 꼽는다.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상에서 토큰화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젝티브 모듈'(Volan 메인넷), 대규모 자산 토큰화의 필수 기반인 JP모건의 'Quorum 플랫폼', RWA 토큰의 크로스보더 효율성을 높인 IBM·테슬라의 협력 모델 '트레이드렌즈(TradeLens)'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둘째, 글로벌 금융회사의 적극적 참여도 주요인 중 하나다. 작년 3월 출시된 블랙록의 미 국채 담보 스테이블코인인 비들(BUIDL)이 1년여 만에 27억 달러(4조 원), 프랭클린 템플턴의 벤지(BENJI)도 7.6억 달러(1조 원)로 늘면서, JP모건, HSBC 등 유수의 글로벌 금융회사들 참여도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글로벌 시장의 규제 정비도 빼놓을 수 없다. 유럽에선 MiCA(Markets in Crypto Assets) 법을 통해 작년 7월 자산 연계 토큰(ARTs) 분류 기준을 명확히 했고,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작년 11월 채권 및 펀드의 토큰화 가이드라인, 미국 SEC(증권관리위원회)는 지난 4월 RWA 토큰의 사모(私募) 및 해외 공개 기준 완화 등 토큰화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이외에 디파이(탈중앙금융) 상품과의 연계, 주식·채권시장 변동성 증가에 따른 헤지 수요 증가 등도 한몫했다는 의견이다.

국가별 현황은 어떤가. 단연 미국이 선두다. 약 174억 달러로 전체의 29%고 2024년 중 67% 성장했다. 국채, 머니마켓펀드(MMF), 부동산, 주식, 사모 대출 등 다양한 실물 자산의 토큰화가 이뤄지고 있고, 블랙록, JP모건, 프랭클린 템플턴 등 대형 금융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다음 2, 3위는 크립토 밸리로 유명한 스위스와 아시아의 금융허브 싱가포르다. 시장점유율은 각기 9%와 8.5%. 스위스는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증권거래소인 SIX Digital Exchange(SDX), 싱가포르는 MAS 주도로 채권, 주식, 펀드, 대체상품들의 토큰화가 활발하다. 다음은 영국(3.5%), 홍콩(2.5%)이 뒤를 잇고 있다.

전망은 어떤가. 스테이블코인의 포함 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시장 규모를 600억 달러라고 하면, 대체로 2030년에는 1.2~1.5조 달러(1,740~2,175조 원), 연평균 성장률은 80~82%로 초고속 성장할 거라는 전망이 많다. 왜냐면 RWA 토큰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거래 자동화로 인한 시간·비용 절감과 거래 투명성에 따른 신뢰 제고 효과가 커서, 시장 참여자들이 익숙해지면 그만큼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ST(토큰 증권) 입법단계에 있는 우리나라로서도 RWA 토큰 시장 특히 증권형 RWA뿐 아니라 상품형 등 비증권형 RWA까지 포함한 시장 전반의 활성화 정책과 민관 협력을 기대해 본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겸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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