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옹호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위계에 의한 성폭력 사건 때처럼 '2차가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허종식 민주당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제가 본, 제가 겪어본 강 후보자는 바른 분”이라며 “장애인 딸을 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이 갑질? 저는 이해할 수가 없다"며 "누군가 커튼 뒤에 숨어서 강 후보자를 괴롭히는 것 같아 참담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할 말 있으면 해야 한다"며 "다만 수단과 방법은 정당해야 한다. 저는 강 후보자를 믿는다. 겪어 봤다"고 주장했다.
전날에는 현재 강 후보자 의원실 소속 선임비서관 모친이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강 후보자를 옹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팬클럽 핵심 인사였던 A씨는 페이스북에 "딸과 강 후보자 인연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마침 그 쯤 쉬고 있던 딸이 선거 캠프 홍보 파트 자원봉사로 참여하면서 맺어졌다"며 "강 후보자가 보좌진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었다면, 소위 갑질을 일삼는 사람이었다면, 그 밑에서 비서로서 2년 가까운 기간을 그렇게 행복하게 근무할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같은 옹호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민주당 소속 보좌진은 "엄연히 피해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직접 겪지 않은 분들이 나서는 건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보좌진은 "내가 안 당했으면 갑질을 안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인가"라며 "피해자, 목격자가 있는 만큼 후보자의 진솔한 사과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강 후보자는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보좌진에게 변기 수리나 자택 쓰레기 처리를 시켰다는 등 '갑질 의혹'이 불거졌다. 강 후보자는 해당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실제 보좌진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도 추가 폭로돼 '거짓 해명'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여가위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국회의원에 당선된 2020년부터 올해 6월 20일까지 5년 동안 보좌진 51명을 임용해 46명을 면직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4명이 의원실에 들어왔는데, 14명이 면직됐다. 국회에서는 의원실 간 이직이 잦은 업계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46명 면직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직장갑질119 등 시민단체에서도 "갑질 행위와 관련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인물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성평등과 인권의 가치를 확대해야 할 책무를 지닌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임명되는 것에 반대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