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상장된 영화·드라마 제작사 중 절반 이상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급증한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해 제작 편수가 20% 이상 감소했다. ‘K웨이브’ 견인차 역할을 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면 K뷰티, K패션, K푸드 등 연관 산업도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영화·드라마 제작사 11곳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6곳이 영업적자였다.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인 제작사도 5곳이다. 이들 상장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2년 총 10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2023년 783억원 적자로 전환한 뒤 지난해 총 3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 넷플릭스가 국내에 진출한 이후 폭등한 제작비가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제작비 부담으로 작품 수는 계속 줄고 있다. 지난해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방송국에서 방영한 드라마 편수는 2022년 대비 25%, 한국 영화 개봉 편수는 20% 감소했다.
김세환 동서대 방송영상학과 교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던 넷플릭스의 전략이 변하고 있는 데다 숏폼의 등장으로 긴 영상 수요가 감소해 제작사들의 고충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