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치맥값' 대신 '선물 폭탄'…AI 팩토리 '깐부 동맹' 강화

3 days ago 3

젠슨 황, SK서린빌딩서 공동 기자회견
SK하이닉스·SK텔레콤과 AI 협력 발표
AI 팩토리 등 인프라 분야 협력 고도화
네이버와의 AI 인프라 협력 방안도 발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영상=김대영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영상=김대영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저녁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나란히 앉아 치킨과 맥주를 즐겼다. 두 사람은 '러브샷'을 하면서 우의를 다졌다. 최 회장이 "내가 깐부가 됐다"고 하자 황 CEO는 "매우 좋다"며 화답하기도 했다. 그는 최 회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착안한 과자 'HBM칩'을 나눠주자 "HBM! 더 많은 HBM이 필요해!"라고 농담을 던졌다. '치맥'으로 다진 '깐부' 관계는 하루 뒤 대규모 AI 팩토리 협력 방안 발표로 이어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황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엔비디아, SK하이닉스·SK텔레콤와의 AI 팩토리 분야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AI 팩토리에 들어갈 차세대 메모리를 맡는다. SK텔레콤은 AI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운영을 담당한다.

황 CEO는 "SK는 우리의 최대 메모리 파트너"라며 "SK와의 파트너십 없이는 오늘날의 AI 산업이 이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AI 인프라 수요가 본격적인 성장 구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AI는 이제 유용하고 수익성이 있다"며 "AI가 수익성이 있기 때문에 모두가 더 많은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AI를 사용할 것이고 모든 나라가 AI를 사용할 것이며 모든 기업이 AI로 구동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영상=김대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영상=김대영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은 황 CEO 방한을 계기로 메모리·통신망·클라우드·데이터센터 운영뿐 아니라 검색·AI 서비스 역량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소프트웨어 플랫폼과 묶어 AI 인프라 사업의 핵심 축을 맡게 됐다. 단순히 엔비디아에 부품을 공급하거나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AI 팩토리'란 새로운 인프라 시장을 함께 설계하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한다. 협력 대상은 베라 루빈 AI 슈퍼컴퓨터, 베라 중앙처리장치(CPU), RTX 스파크 PC, 젯슨 토르 로보틱 컴퓨팅 플랫폼용 메모리다. AI 슈퍼컴퓨터에서 CPU, PC, 로보틱스 등 SK하이닉스 메모리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다.

황 CEO는 "AI 슈퍼컴퓨터인 그레이스 블랙웰과 차세대 베라 루빈에는 SK하이닉스가 탑재된다"며 "피지컬 AI의 시대가 마침내 도래했고 한국만큼 로보틱스에 잘 준비된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우리의 최대 메모리 파트너로 계속 남을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개발·제조 방식도 함께 구상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쿠다(CUDA)-X 라이브러리와 피직스네모(PhysicsNeMo)를 활용해 반도체 설계·제조 시뮬레이션을 고도화한다. 엔비디아 옴니버스와 OpenUSD·cuOpt를 결합한 팹 디지털 트윈으로 완전 자율 팹 운영도 추진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김대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김대영 기자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AI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한다. 양사는 엔비디아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칩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인프라를 구축한다. AI 팩토리는 내 한국에서 첫 가동을 시작하고 이후 기가와트(GW)급 규모로 확장해 아시아 전역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황 CEO는 "SK텔레콤과 엔비디아는 한국에 AI 팩토리를 구축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며 "AI 팩토리는 한국의 교육, 대학, 과학 연구소, 스타트업, 산업 전반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 물, 인터넷처럼 한국은 미래에 인공지능으로 구동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프로그램에도 합류한다. 블랙웰 GPU를 시작으로 AI 학습·추론을 지원하고 올 하반기 공급 예정인 베라 루빈 플랫폼도 순차적으로 활용한다. 피지컬 AI 분야에선 엔비디아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을 SK하이닉스 반도체 제조 공정에 적용한다. 코스모스와 아이작 그루트를 기반으로 로봇 시뮬레이션·훈련 플랫폼도 고도화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네이버와의 협력 방안도 이날 공개됐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GW급 초대형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내년 상반기 55MW 가동을 시작해 같은 해 100MW, 2028년 200MW 규모로 해외 인프라를 키운다. 최종 목표인 1GW는 네이버의 국내 최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 최대 용량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네이버는 각 세종을 전초기지로 삼아 자체 GPU 클러스터 운영 경험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노하우를 엔비디아 DSX와 결합한다. 엔비디아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코스모스'에 네이버의 공간 모델링·거리뷰 데이터를 활용해 '서울 월드 모델'을 구축하는 협력도 추진한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네모트론 연합에도 합류해 하이퍼클로바X 성능 고도화, 글로벌 범용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황 CEO 방한으로 AI 인프라 밸류체인에 편입되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공동 개발 파트너로, SK텔레콤은 AI 클라우드 운영자로, 네이버는 글로벌 AI 팩토리 사업 파트너로 역할을 분. 한국 기업이 엔비디아의 AI 생태계 안에서 반도체와 통신·클라우드·소버린 AI를 연결하는 실행 주체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협력은 메모리 중심이었다"며 "이제부터는 협력의 차원을 높여 SK그룹과 엔비디아가 더 큰 그림으로 함께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 엔비디아와 함께 AI 팩토리를 만들어가고 R&D 로드맵을 함께 공유하겠다"고 했다.

황 CEO는 "우리는 AI 혁명의 시작점에 있다"며 "무언가가 수익성이 있을 때 모두가 더 많은 공장을 원한다. 그것이 AI 팩토리 구축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김대영/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Read Entire Article